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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Her Story 게재 일자 : 2017년 01월 25일(水)
박혜란의 버킷 리스트… 도쿄서 한달살기 연극 무대 서보기 캐리커처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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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가족사진. 박혜란 이사장과 대학 연극반 선배로 만난 남편 그리고 세 아들. 첫째는 건축가, 둘째는 뮤지션, 셋째는 드라마 PD로 일하고 있다. 나무를 심은 사람들 제공
박혜란 이사장은 고민을 상담하는 여성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아이들한테 당신의 꿈을 투사하지 말라고, 당신 자신의 꿈을 꾸라고, 다만 긴 인생이니 지금 시작해도 된다고. 그렇게 말하던 어느 날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 한 젊은 엄마가 물었다. “선생님 강연을 듣고 제가 꿈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선생님은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앞으로 10년 동안 하고 싶은 일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그는 순간 움찔했다. 그렇지 않아도 부쩍 먹고 싶은 것이 없어지고 하고 싶은 것도 없어지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었던 터였다. 꿈은커녕 그저 이대로 현상 유지만 하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은 심정이었다. 하마터면 “이 나이에 뭐가 그렇게 하고 싶은 게 있겠어요”라고 말할 뻔했다. 하지만 두 시간 내내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고 떠들었던 그는 그렇게 말할 순 없었다. 그래서 여든 살까지 하고 싶은 그의 버킷 리스트가 탄생했다.

먼저 마음에 드는 도시에서 한 달씩 살아보기. 앞으로는 오늘 여기, 내일은 저기를 찍는 여행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때 한 도시에서 6개월 동안 살면서 동네 시장도 가고, 이웃 사람들과 사귀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한 도시에서 한 달 정도면 괜찮을 것 같단다. 프라하, 바르셀로나, 도쿄(東京) 세 도시가 후보다.

그다음으로 캐리커처 배우기. 그는 처음 책을 낼 때부터 다음 책엔 내가 그린 그림을 함께 실어야지 하고 생각해왔다. 곳곳에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기관이나 학원이 널려 있는데 한 번도 못 간 것은 순전히 게으름 때문이라고 한다. 이어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꼭 손주들이 읽을 동화책을 써서, 나중에라도 가끔은 할머니를 생각나게 하고 싶단다.

제주도 올레 일주도 소박한 꿈이다. 처음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었지만 마음에 맞는 동행을 찾을 수 없어서 포기했고, 지금은 목표치를 낮춰 국내 둘레 길들을 순례하고 싶단다. 그리고 뱃살 빼기, 기타 배우기, 다큐멘터리 찍기, 콘도처럼 간단하게 살기, 기부금 조금씩 늘려가기.

연극 무대에 서기도 꿈이다.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으로 했던 연극에 대한 짝사랑은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그를 달뜨게 한다. 공연이 끝난 후 무대 위에 올라 빈 객석을 내려다볼 때의 느낌, 허무하면서도 벅차오르던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행인으로라도 여든 전에 꼭 무대에 서고 싶단다. 자신이 엑스트라라도 시켜달라면 피식 웃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단다. “거짓말이 아니야. 진짜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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