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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7년 01월 26일(木)
무도회 드레스, 국정방향을 연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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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통령 취임식… 퍼스트레이디 패션의 정치학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가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
미국 대통령 취임식 무도회에서 퍼스트레이디들이 착용한 드레스들은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이야깃거리다. 퍼스트레이디가 무도회에 입고 나오는 드레스는 단순한 드레스에 그치지 않고 남편인 대통령의 국정 방향이나 철학을 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역대 퍼스트레이디들이 취임식 무도회에서 입은 드레스들은 새로 들어선 행정부의 정치적 성향은 물론 퍼스트레이디의 어젠다를 전하는 역할을 해왔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취임식 무도회에서 퍼스트레이디인 낸시 레이건은 2만2500달러(약 2626만 원)에 달하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할리우드 배우 출신답게 어깨끈이 하나만 달린 흰색 드레스였다. 퍼스트레이디가 어깨끈이 하나만 있는 드레스를 입은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낸시 여사의 화려한 드레스는 강한 미국을 선언한 레이건 대통령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 취임식에서 퍼스트레이디인 로절린 카터는 취임식 무도회를 위해 새로 만든 것이 아닌, 자신이 이미 두 차례 입었던 드레스를 다시 꺼내 입었다. 이는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불황에 허덕이던 미국민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또 소박하고 검소했던 카터 대통령의 인생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린든 존슨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인 레이디 버드 존슨은 화사한 노란색 드레스를 입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으로 상실감에 빠진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메시지로 호평받았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 무도회에서 ‘황제의 색’으로 불리는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이는 향후 대선 가도에 뛰어들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를 은연중에 나타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셸 오바마가 199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무도회에서 착용한 흰색 드레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가장 잘 드러낸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극찬받았다. 특히 대만 출신의 동성애자 남성 디자이너인 제이슨 우의 옷을 고름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의 대내외 정책이 인종화합적 개방주의로 흐를 것임을 시사하는 ‘의복 외교’라는 격찬을 받았다. 또 흰색을 통해 오바마 시대의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는 평도 받았다.

유명 디자이너들이 드레스 제공을 거부했던 멜라니아 트럼프가 20일 취임식에 입은 드레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멜라니아 트럼프는 취임식에서는 패션업계에서 아메리카 드림을 일군 랠프 로렌의 파란색 드레스를 입었고, 취임식 무도회에서는 프랑스 이민자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 중인 무명 디자이너 에르베 피에르의 흰색 드레스를 착용했다. 유럽 디자이너를 선호하던 멜라니아 트럼프는 이날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게 미국인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골랐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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