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빌라 많고 소음 심한 곳서 가정폭력 빈발

경찰대, 중랑구 신고접수 연구

호당 가격 5000만 원 이하 저가 빌라 밀집 지역, 소음이 많은 곳, 청소년의 비행이 잦은 곳 등에서 가정폭력이 빈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정폭력과 지역 특성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가정폭력에 가정 밖의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는 논문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대개 가정폭력은 사적인 공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소득 수준, 음주 여부 등 개인적 수준의 특성과 관련한 위험요인들만 주목받아 왔다.

노성훈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2014년 서울 중랑구에서 발생한 가정폭력 112 신고접수 통계를 활용, 다음 해 4∼6월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 데이터와 교차분석을 수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2일 밝혔다.

노 교수의 논문 ‘가정폭력의 지리학 : 서울 중랑구 지역 가정폭력 위험요인의 공간분포와 예측모형을 중심으로’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행하는 ‘형사정책연구’ 2016년 겨울호에 실렸다. 노 교수에 따르면 특히 저가 빌라가 많은 곳이나 소음과 청소년 비행이 심각한 곳일수록 가정폭력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인구밀도가 높거나 주택보급률이 낮으면 가정폭력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 교수는 2014년 기준 서울시에서 가정폭력 발생률이 가장 높고, 저가 주택이 많은 등 범죄 취약성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중랑구를 분석 지역으로 선정했다.

노 교수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사회 특성과 가정폭력이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 연구의 의의”라고 설명했다.

김성훈·김수민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