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출신 작가의 ‘이방인’ 비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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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 살인 사건 / 카멜 다우드 지음, 조현실 옮김 / 문예출판사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 도전장을 내민 작품이다. 콩쿠르상 신인상을 받은 이 도전작의 첫 문장. ‘오늘, 엄마는 아직 살아있네.’ 카뮈 작품이 주인공 뫼르소의 엄마가 죽었다는 소식에서 시작하는 것을 비틀었다.

소설 속 화자인 하룬은 뫼르소에게 살해당한 아랍인의 동생이다. 그는 자신의 범죄를 글로 써서 세상의 주목을 받은 뫼르소에 대해 분노를 품고, 반세기 동안 사건의 이면을 추적해왔다.

작가 카뮈와 소설 속 주인공 뫼르소가 절묘하게 겹친다. 70대 노인 하룬이 술집에서 만난 젊은이와 대화를 나누는 형식은 카뮈의 ‘전락’과 닮았다.

그러나 카뮈 작품의 아류에 머물진 않는다. 알제리 출신 작가 특유의 시각, 즉 식민 역사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역자는 이 작품을 ‘이방인’과 함께 읽을 것을 권하며 이렇게 말했다. “하룬이 뫼르소에게 증오와 동지애를 동시에 품고 있듯, 작가 카멜 다우드도 알베르 카뮈에 대해 야속함과 동시에 찬탄에 가까운 존경심을 품고 있음을 느낀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