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 피싱’ 주의보 내렸는데… 피해자는 급증세

경찰, 작년 1193건 적발
사이버범죄 유형에 추가

영상통화 등을 통해 음란행위를 유도, 이를 녹화한 뒤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몸캠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관련 범죄가 잦아지자 경찰이 사이버범죄 유형에 ‘몸캠 피싱’ 항목을 새롭게 추가하는 등 대응에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몸캠 피싱은 최근 1년 새 1000건 넘게 발생했을 정도로 빈발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하반기(7~12월) 102건이었던 몸캠 피싱은 지난 한 해 동안 1193건을 기록,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경찰은 몸캠 피싱이 빈번히 발생하자 2015년 7월 사이버범죄 유형에 새 항목으로 추가해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특히 몸캠 피싱은 스마트폰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0월 채팅 앱을 통해 음란행위를 유도, 동영상을 녹화한 뒤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뜯어낸 일당을 검거했는데 당시 피해자가 무려 4145명에 달했다. 이들이 받아 챙긴 돈은 24억여 원에 달했다.

온라인에서도 몸캠 피싱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남성은 지난달 22일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 “제 얼굴도 나오고 번호도 다 유출됐습니다. 그런데 그쪽은 필리핀이라고 신고도 안 된다네요. 너무 무섭습니다”는 내용의 상담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몸캠 피싱은 수치심, 주변에 알려질 수 있다는 불안감 등으로 피해자가 신고를 꺼리거나 피해 사실을 부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범인들은 주로 외국에서 활동하면서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검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