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前 브라질 대통령 부인 뇌사 판정… 장기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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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성원해준 지지자에 감사”
룰라, 차기 대선출마 차질 우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2·사진 왼쪽) 전 브라질 대통령의 부인 마리자 레치시아 룰라 다시우바(66·오른쪽)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

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자 여사는 출혈성 뇌졸중 증세로 지난 1월 24일 상파울루 시내 시리우 리바네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으나 이날 의료진으로부터 뇌사 진단을 받았다. 가족들은 마리자 여사의 장기를 기증하고 장례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 전 대통령은 가족 명의의 성명에서 “그간 아내의 건강을 염려하며 성원해 준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하원은 2003년부터 2010년 브라질의 퍼스트레이디였던 마리자 여사를 애도하며 1분간 묵념을 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과거 노동운동가 시절부터 동지였던 마리자 여사와 1970년대 초반에 결혼해 각별한 부부애를 과시해 왔다. 마리자 여사는 브라질 좌파노동자당(PT) 창당 멤버로 활동하며 당의 깃발도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으로 물러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마리자 여사에 대해 “뛰어난 전사이자 룰라 전 대통령의 중요한 정치적 참모였다”고 회고하면서 “우리는 슬픔에 빠진 룰라 전 대통령과 늘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인생의 동반자인 마리자 여사를 잃게 되면 차기 대선 출마를 비롯한 정치 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좌파노동자당은 오는 4월 7∼9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결정할 계획이다. 룰라 전 대통령도 최근 들어 대선 출마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정치 행보를 강화해 왔다. 룰라 전 대통령은 부패와 돈세탁 혐의 등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지만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