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제역·AI 수습본부’ 통합 운영하기로

- AI 이어 구제역 비상

11개월만에 또… 축산농가 타격
백신 접종률 낮아 방역에 허점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덮친 충북에서 브루셀라에 이어 올해 들어 전국 처음으로 구제역까지 발생해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기존에 운영 중인 ‘AI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제역·AI 중앙사고수습본부’로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6일 충북도에 따르면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의 젖소 사육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방역 당국은 구제역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발생 농장 반경 3㎞ 이내 우제류 농장(99농가 약 1만 마리)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또 발생 농가의 젖소 195마리를 모두 살처분·매몰하고, 도내 젖소 농가에 대한 백신 추가 접종과 보은군 내 소·돼지 등 우제류 5만5000마리에 대한 긴급 예방접종을 실시키로 했다.

발굽이 2개인 소·돼지·염소 등에게 생기는 가축전염병인 구제역은 지난 2010∼2011년 5개월간 3748건이 발생해 348만 마리의 소·돼지가 매몰 처분되는 등 해마다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번 구제역은 지난해 3월 29일 충남 홍성군에서 마지막으로 발생한 이후 11개월 만에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16일 충북 음성군과 전남 해남군에서 처음 발생한 AI의 경우 현재까지 충북에서만 392만 마리의 닭·오리·메추리가 살처분되는 등 전국 10개 시·도, 41개 시·군에서 819개 농가의 가금류 3281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지난달 30일 서울 한강변에서 발견된 뿔논병아리 폐사체가 H5N6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서 한강 철새로 인한 전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충북 옥천군의 한우 농장 2곳에서 출하를 앞둔 소가 브루셀라 의심증세를 나타내 정밀조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아 88마리를 살처분하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AI와 브루셀라에 이어 구제역까지 발생하는 등 가축 전염병이 연이어 발생하자 축산 산업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충북지역은 가축 전염병의 온상지로 급부상해 지난해 10월부터 오는 5월까지 가축 질병 차단을 위한 특별방역 대책 추진 기간으로 정하고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축산농가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실정이어서 방역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가축 전염병이 연이어 발생, 국내 가축방역 체계에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철저한 백신 접종과 축산농가 출입 차량·출입자 통제, 거점소독소 추가 운영, 축산시설에 대한 일제소독 등을 통해 가축 전염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은 =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