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헌재 탄핵심판>“靑과 충돌 땐 국정혼란 우려”… 강제수색 카드 접은 特檢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굳은 얼굴 최순실(왼쪽 사진) 씨와 안종범(가운데 사진)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9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증인으로 소환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같은 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곽성호 기자 tray92@

압수희망 문서리스트 보낸뒤
7~8일 자료 넘겨받기로 결정

특검 “보안구역 범죄자료까지
보안대상이 되지않는 건 상식
대치 실효성 없어 강행않기로”

朴대면조사 9~10일 靑경내 유력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강제 진입 형식의 ‘2차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하지 않고, 압수가 필요한 ‘문서 리스트’를 청와대에 사전 전달해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최대한 넘겨받기로 최종 입장을 정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청와대가 ‘경내 전체가 보안구역’이라며 정당한 법 집행을 막아서는 행위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특검팀의 판단은 유효하지만, 수사기관과 국정 최고기관이 또 한 번 대치하는 것이 자칫 국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점 등을 적극 고려한 결정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7∼8일쯤 자료를 넘겨받아 청와대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9∼10일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승인 요청에 대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공식 입장을 6일까지 기다리는 것과 별개로 사실상 강제 진입에 의한 청와대 압수수색은 어렵다고 최종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권한대행 측이 승인 취지의 공문을 특검에 보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실제 황 권한대행 측은 특검의 압수수색 시도 당일인 3일 “청와대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이 관련 법령에 따라 특검의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에 응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불가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르면 6일 오후나 7일 오전 청와대에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받겠다’는 의사를 공식 전달하고, 압수를 원하는 문서리스트를 통보할 방침이다. 이후 7∼8일 사이 리스트에 적시된 자료를 최대한 넘겨받을 계획이다. 특검 관계자는 “청와대에 있다고 해서 범죄 자료까지 보안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라면서도 “청와대와 다시 대치하는 것이 실효성이 없고, 국정 혼란 수습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압수수색을 강행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압수수색 절차가 마무리되는 즉시 특검팀은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 대면조사는 청와대 경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언이다. 박 특검은 대통령 조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청와대 압수수색을 이끌었던 박충근·양재식 특검보가 부장검사 등 수사진을 이끌고 대통령 대면조사를 실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대통령 대면조사 성사가 가장 중요하며, 형식에 집착하기보다는 ‘실효적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청와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기관 사이에 막판 조율이 진행되고 있어 대면조사 장소, 시기가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