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셰프 아닌 수행자… 사찰음식엔 윤회사상 담겨있죠”

  • 문화일보
  • 입력 2017-02-0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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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셰프의 테이블’로 베를린영화제 초청받은 정관 스님

“이번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며 세계는 한 떨기 꽃이라는 부처님 말씀, 세계일화(世界一花)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사찰음식을 다룬 넷플릭스(Netflix)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 시즌3에 출연한 정관(사진) 스님은 외국인 제작진과 같은 공간에서 지내고 같은 음식을 먹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이 마음을 자유롭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유명 셰프 6명이 각각 1개의 에피소드에 출연한 이 다큐 중 정관 스님이 사찰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내용 등 에피소드 2편이 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컬리너리시네마 섹션에 초청됐다. 음식 전문 다큐 감독인 데이비드 겔브가 총괄 제작·연출을 맡은 정관 스님 편은 지난해 초파일(석가탄신일)을 앞두고 5월 10일부터 보름간 전남 장성군 백양사 천진암에서 촬영됐다.

베를린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전 세계 최초 상영)로 선보이는 이 다큐는 오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11일 독일 베를린으로 출국하는 정관 스님은 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작진이 이 다큐의 제작 의도가 훌륭한 셰프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서 ‘나는 셰프가 아닌 수행자’라고 말하며 초파일에 맞춰 공양(供養)의 의미를 담자고 제안했다”며 “겔브 감독이 내 제안에 동의해 도량을 청소하고, 연등을 만들어 달고, 밭에서 딴 식재료를 다듬어 조리하며 초파일을 준비하는 중생들의 마음을 다큐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다큐의 최종편집본을 본 스님은 “백암산과 내장산 사이 골짜기가 아름답게 담겼으며 한국의 정서와 자연의 조화가 잘 표현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국의 사찰음식 세계화에 앞장서온 정관 스님은 지난 2015년 미국 스타 셰프 에릭 리퍼트의 요리프로그램 시사회 참석차 뉴욕에 갔다가 참석자들에게 한국 사찰음식의 진수를 선보였다. 스님은 “리퍼트가 나를 ‘나의 영적인 친구’라고 소개하자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며 “내가 천진암에 있는 500년 된 탱자나무에서 열매를 따 발효 과정을 거친 후 음식을 만든 과정을 소개하며 윤회 사상에 대해 이야기하자 열광했다”고 소개했다.

1975년 사미니계, 1981년 구족계를 받고 홍련암, 망월사, 신흥사 주지를 지낸 정관 스님은 현재 천진암에서 사찰음식을 만들며 수행에 전념하고 있다. 스님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 “아무 활동도 안 할 것”이라고 답하며 “지금까지도 주어지는 인연에 충실했을 뿐 인연을 쫓지 않았다. 앞으로도 천진암에서 인연이 되는 사람들과 한국 불교문화와 사찰음식을 공유하고 그 음식이 내 몸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느끼며 살 것”이라고 말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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