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힘을 통한 평화가 현실적”… 美 “최우선 의제로 北核협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첫 통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7일 오전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첫 통화를 하고 북핵 공조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병세-틸러슨 전화통화

“동맹강화 액션플랜 논의할 것
中견인 다양한 노력 계속해야”

7일 이뤄진 한·미 첫 외교장관 전화통화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1일(현지시간) 취임 후 상견례 성격이 짙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을 전후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대응 문제와 한·미동맹 강화 방안이 진지하게 논의됐다.

이날 윤병세 외교장관은 “북핵 문제가 미국 신 행정부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외교·안보 현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도 “한·미 양국이 임박한 위협인 북핵 문제에 대해 공동의 접근 방안을 발전시켜 나가자”고 적극 화답했다. 외교부는 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지난달 30일 전화통화와 3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이날 양국 외교장관까지 북핵문제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지난 20년간 한·미 양국의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 개발 최종 단계에 근접하고 있다”며 “북한이 한·미에 대한 핵 선제타격을 운운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가 적실성을 갖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한·미 간 고위급 외교안보 레벨에서의 기본적 협의의 토대는 갖춰졌다고 보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있는 2월부터는 전략과 액션플랜에 대해서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월 중순 독일서 열리는 다자회의를 계기로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보다 구체적인 한·미의 대북접근법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도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국무회의에서 “한·미 군사외교를 강화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안보 불안감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모두발언에서 “지난해에 이어 금년 들어서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단계라고 주장하는 등 도발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황 권한대행은 “김정일의 75주년 생일(2월16일)이 있는 이번 달은 어느 때보다도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날 틸러슨 장관과 윤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는 북핵문제에 중국이 기여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전화 통화에서 “양측은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철저한 안보리 결의 이행을 포함, 중국을 견인해 나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2월 외교장관 회담과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통해 세컨더리 보이콧 방안을 논의하는 등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본격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