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트존>눈 위의 마라톤… 단일종목 최다 ‘金 12개’ 불꽃레이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지난 4일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월드컵 여자스키애슬론 결승전에서 출전자들이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올림픽 G-365 ‘크로스컨트리’

9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딱 1년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장 시설 및 운영 등을 점검하는 테스트이벤트가 강원 평창군, 강릉시 일원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3∼5일에는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월드컵이, 4∼5일에는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와 스키점프 센터에서 노르딕복합 월드컵이 개최됐다. 눈 위의 마라톤이라고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종목이지만 동계올림픽 단일 종목으로는 최다인 1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노르딕복합은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를 결합한 종목이다. 높은 기술과 대담성을 요하는 스키점프와 강인한 체력을 요하는 크로스컨트리를 모두 소화하기에 난도가 꽤 높다.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은 골프장(알펜시아 700골프클럽) 위에 들어섰다. 2007년 완공 후 봄부터 가을까지는 골프장으로 활용하다가 겨울에는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으로 변신한다. 크로스컨트리경기장에서 가장 긴 8.3㎞ 코스 중 5㎞가량은 골프장 카트 도로다. 전체 트랙의 60%가 넘는다. 바이애슬론 경기장도 골프장에 들어선다.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은 1.4㎞, 1.5㎞, 2.5㎞, 3.3㎞, 3.75㎞ 코스 2개, 5㎞ 코스, 7.5㎞ 코스, 8.3㎞ 코스가 국제스키연맹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경기장을 관리하는 강원도개발공사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경기장은 2.5㎞, 5㎞ 정도의 코스를 반복해 돌면서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와 달리 평창은 다양한 코스를 조성해 차별화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가장 긴 8.3㎞ 코스는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지점과 가장 낮은 지점의 표고차가 58m, 가장 심한 오르막의 표고차가 35m, 오르막의 총 표고차가 311m로 돼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195억 원을 투입해 보완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관중석은 좌석 4500개, 입석 3000개 등 모두 7500개가 들어선다.

FIS 크로스컨트리 월드컵 남자 스프린트 클래식 우승자 글레프 레티비크(러시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이며 코너, 다운힐에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FIS 크로스컨트리 코스 총책임자인 피에르 미네리(프랑스) 디렉터는 “평창동계올림픽은 별다른 이상 없이 치러질 수 있을 것”이라며 “코스와 시설, 눈까지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노르딕복합 월드컵에서는 방풍 네트가 첫선을 보였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 총 길이 241m, 면적 4600㎡의 방풍 네트를 설치해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통제했다. 세계 최대 크기.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는 대관령의 강한 바람이 불어 위험한 경기장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공중에서 100m 안팎을 비행하는 스키점프는 바람이 강하게 불면 선수 안전에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초속 3m 이상이면 선수 보호를 위해 경기를 중단하고, 초속 5m 이상일 때는 경기를 취소하기도 한다.

조직위는 40여 억 원을 투입해 스키점프대 주변을 감싸는 방풍 네트 2개와 이를 지탱하는 금속 지지대를 설치했다. 관중석을 기준으로 오른쪽 네트가 점프대 주변을 넓게 감싸고, 왼쪽 네트는 오른쪽 네트의 왼쪽 끝부분을 한 번 더 덮어주는 비대칭 형태다. 대관령의 지형과 바람의 특성을 분석한 뒤 나온 최적의 디자인.

스키점프 센터는 좌석 1만1000개, 입석 2500개 등 모두 1만3500개의 관람석을 갖췄다.

노르딕스키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노르딕복합의 세부 종목으로 구성되며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발달했다. 알프스 산악지방의 가파른 지형과 달리 낮은 언덕과 평지로 이뤄져, 긴 겨울에 눈이 많이 쌓인 지역을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키가 발달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가 열릴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 일대. 사진 왼쪽은 스키점프 센터. 연합뉴스

크로스컨트리는 발원지의 지형 특성이 반영돼 눈이 쌓인 평지와 언덕을 스키와 폴을 사용해 가로질러 완주하는 거리 경기다. 경주 코스는 오르막, 평지, 내리막으로 구성됐고 각각 3분의 1씩을 차지한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동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난 종목 가운데 하나다. 평창동계올림픽에는 남자 6개, 여자 6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치게 된다.

크로스컨트리에는 두 가지 주법이 있다. 클래식 주법은 스키를 평행으로 고정시킨 채 폴을 사용해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는 방식이다. 프리스타일 주법은 스케이팅하듯 스키의 에지 부분을 밀어 좌우로 지쳐 나가는 방식이다. 클래식 주법은 ‘11자’를 그리고, 프리 주법은 ‘여덟 팔(八)자’를 만들게 된다. 일반인들이 즐기는 알파인 스키와 달리 크로스컨트리용 스키는 뒤꿈치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또 마찰면을 줄이려고 폭이 좁고 길이가 길다. 클래식 주법용과 프리 주법용 스키에도 차이가 있어 프리 주법용 스키가 다소 짧다.

크로스컨트리의 경기 방식은 크게 6가지로 나뉜다. 개인경기는 15∼30초 간격으로 출발해 기록을 겨루는 경기다. 남자는 15㎞, 여자는 10㎞를, 클래식이나 프리 중 정해진 주법으로 주행해야 한다. 스키애슬론은 남자 30㎞, 여자 15㎞를 주행해 개인 기록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처음의 절반 거리는 클래식 주법으로, 뒤의 절반 거리는 프리 주법으로 진행한다. 중간에 스키도 갈아 신는다.

스프린트는 남자 1∼1.8㎞, 여자 0.8∼1.6㎞를 클래식이나 프리 주법으로 주행해 순위를 겨루는 단거리 경기다. 예선전 기록을 통해 상위 30명을 선발해 준준결승부터 조별 대결로 펼쳐진다. 팀 스프린트는 남자 1∼1.8㎞를, 여자 0.8∼1.6㎞를 2명의 선수가 3∼6구간을 교대로 타는 단거리 계주 경기다.

단체출발은 모든 선수가 함께 출발해 기록을 겨루는 육상의 마라톤과 유사한 종목이다. 여자는 30㎞, 남자는 50㎞를 클래식 또는 프리 중 정해진 주법으로 경기를 펼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계주가 있다. 팀당 4명으로 구성돼 1, 2번 주자는 클래식 주법으로, 3, 4번 주자는 프리 주법으로 주행한다. 여자팀은 총 20㎞ 거리를 한 선수가 5㎞씩, 남자팀은 총 40㎞를 각 10㎞씩 달린다.

스키애슬론, 계주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대회 때 클래식 주법을 사용할지, 프리 주법을 사용할지를 미리 결정한다. 예를 들어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 15㎞, 여자 10㎞ 개인경기가 클래식 주법으로 펼쳐졌고,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남자 15㎞, 여자 10㎞ 개인경기에서는 프리 주법을 사용했다.

노르딕복합 역시 샤모니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을 유지하고 있다. 스키 종목 중 난도가 가장 높다 보니 남자부만 경기가 열리며 3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개인종목은 스키점프 노먼힐 개인+크로스컨트리 스키 10㎞와 스키점프 라지힐 개인+크로스컨트리 10㎞ 등 2개 종목이다.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 노먼힐은 K-98(비행 기준 거리 98m), 라지힐은 K-125(비행 기준 거리 125m)다.

스키점프를 먼저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진행한다. 스키점프는 거리점수와 자세(비행／착지)점수를 합산한다. 심판 5명이 각각 20점 만점으로 비행자세와 착지자세를 채점해 가장 높은 점수와 가장 낮은 점수를 뺀 3명 점수를 거리점수와 더한다.

노먼힐은 K-포인트를 기준으로 ±1m당 2점을, 라지힐은 K-포인트를 기준으로 ±1m에 1.8점을 더하거나 뺀다. 크로스컨트리 출발 순서는 스키점프 경기 결과에서 가장 기록이 좋은 선수가 1번으로 출발하고, 그다음부터는 스키점프 기록을 기준으로 1점당 4초씩 늦게 출발한다. 10㎞ 크로스컨트리는 프리 주법을 사용해 주행한다. 팀 경기는 4명이 출전하며 스키점프 라지힐 개인 경기와 크로스컨트리 각 5㎞씩이 결합된다. 4명의 선수가 스키점프를 먼저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진행한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