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희망원 전·현직 직원과 공무원들, 반인권적 행위 또는 횡령혐의로 적발

천주교 대구대교구 산하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위탁 운영했던 대구시립희망원의 전·현직 직원과 공무원들이 입소자들을 상대로 반인권적 행위를 하거나 국가보조금을 횡령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이진호)는 9일 업무상 과실치사, 감금, 횡령,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배모(63) 전 대구희망원 총괄 원장 신부 등 전·현직 임직원 18명과 달성군 공무원 2명 등 모두 25명을 입건해 이 가운데 7명을 구속 기소하고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간병 능력이 없는 생활인(입소자)들에게 중증환자의 간병을 맡게 해 업무상 과실로 3명을 숨지게 하고 12차례에 걸쳐 생활인들을 폭행·상해를 가하거나 6차례에 걸쳐 지적장애 생활인들로부터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내부규칙을 위반한 생활인들을 징계하기 위해 독방(심리안정실)을 운영하면서 약 7년간 총 302명을 1인당 평균 11일 동안 감금하기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생활인 사이의 폭행 등으로 2명이 사망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특히 배 씨는 담당인 달성군 공무원과 짜고 국가보조금(생계급여) 6억5000만 원을 허위로 지급 받고 생계급여에서 지출되는 급식비 가운데 5억8000만 원 상당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직원 격려금 및 경조사비, 대구희망원 내 성당 운영비, 직원 회식비 등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대구희망원의 운영상 문제점에 대해 개선토록 대구시에 통보하고 부정 수급된 국가보조금은 전액 환수토록 조치했다”며 “반인권적 범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구희망원 대책위원회는 “이 사건의 몸통은 대구대교구”라며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1958년 문을 연 대구희망원은 1980년까지 대구시가 직영했다. 그 뒤 천주교 대구대교구 산하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다가 최근 각종 비리의혹이 일자 운영권을 반납했다. 대구희망원에는 지난해 기준 1091명의 생활인이 있으며, 이 가운데 정신장애인 614명, 지적장애인 182명, 지체장애인 110명, 알코올중독자 100명 등이 있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