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길 끊긴 소청島 주민, 생필품 공급 끊겨 고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6일 인천 옹진군 소청도 주민 80여 명이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을 찾아 여객화물운송을 촉구하고 있다. 소청도 주민 제공

선박검사 이유로 운항 중단
대체 여객선엔 화물 못실어

서해 최북단 섬마을 주민들이 천재지변이 아닌데도 1주일 넘게 생필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섬을 오가는 유일한 수단인 배편이 모두 선박검사를 이유로 운항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10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인천에서 소청·대청도를 거쳐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 2척이 비수기인 2월에 1개월가량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고려고속훼리의 여객선 코리아킹호(534t)가 지난 1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에이치해운의 하모니플라워호(2071t)가 2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정기·중간 점검을 받는다. 대체여객선 씨플라워호(388t)가 투입됐지만 여객전용으로 화물을 실을 수 없고 인천~백령 항로를 운항하는 미래호(4657t)는 화물전용선이지만 접안시설이 없어 소청도를 지나치기 일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85가구 1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소청도에는 이달 들어 우체국 택배가 끊기고 쌀과 난방유 등 기본적인 생필품마저 공급되지 않고 있다.

급기야 소청도 주민 80여 명은 지난 6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몰려가 대책도 없이 여객선 휴항을 허가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해수청은 다음 날 곧바로 화물을 함께 실을 수 있는 대체여객선 플라잉카페리호(573t)를 투입했지만 주민 불편을 초래한 뒷북행정에 대한 비난은 불가피해 보인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2월이 비수기인 데다 선박검사도 필요해 휴항을 허가한 것”이라며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검사 중인 선박을 조기 투입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소청도 접안시설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