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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10일(金)
예방백신 의무 접종에도 또 구제역 파동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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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제역 백신 의무 예방접종에도 불구, 또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지난 8일 광주 북구 충효동 한 축산농가에서 북구청 소속 수의사가 소가 도망가지 못하게 꼬리를 붙잡고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산농가 “접종땐 젖 마르고 死産 우려 … 맞아도 감염 ‘물백신’”
방역당국 “부작용說에 기피 ·규정 무시한 ‘부실접종’… 禍 키워”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 그리고 경기 연천 지역에서 구제역(口蹄疫)이 발생했다. 지난 2010~2011년 소·돼지 350만여 마리를 살처분하며 3조 원 가까운 피해를 냈던 악몽이 다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 당시 피해를 계기로 소·돼지에 대해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축산농가들은 백신에 대해 여전히 불신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구제역 발생에 대해서도 정부 측은 “농가의 백신 기피 혹은 부실 접종”을, 구제역 발생 농가는 “백신 약효 없음”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구제역과 구제역 백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 ‘구제역’이란

소, 돼지, 양, 염소 및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질병이다. 콧물, 침, 분변 등과 공기로도 확산하는 탓에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입술, 혀, 잇몸, 코 또는 지간부 등에 물집(수포)이 생기는 증상을 나타낸다. 또 침을 흘리고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며 식욕이 저하되어 심하게 앓거나 어린 개체의 경우 폐사가 나타나는 질병이다.

공기를 통한 전파의 경우 육지에서는 50㎞, 바다를 통해서는 250㎞ 이상까지 전파된 보고가 있다. 특히 감염된 동물은 구제역 증상을 나타내기 전에도 이미 바이러스를 배출하기 시작하면서 질병을 전파할 수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 지정한 중요 가축 전염병으로 가축전염병예방법 제1종 가축전염병에 속한다. 사람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은 아니다.

2 지금까지 발생 현황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은 2000년 첫 발생 후 총 8회 정도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2000년엔 23일간 경기 파주·화성·용인, 충남 홍성·보령, 충북 충주 일대에서 총 15건이 발생했는데 피해는 미미했다.

2010년엔 1월과 4월에 각각 6건, 11건이 발생했고 11월에 다시 발생해 이듬해 4월 21일까지 145일간 발생했다. 당시 11개 시·도에서 153건(소 97, 돼지 55, 염소 1)이 발생했는데 초동 방역 실패로 6241개 농가에서 총 347만9962마리의 소·돼지·염소 등이 살처분됐다. 당시 최초 발생한 지역의 농장주가 구제역 발생 지역을 다녀오며 바이러스를 퍼뜨렸는데, 종식 이후 공식적으로 집계된 피해 규모만 2조7383억 원(살처분 보상금 및 수매·소독 등)에 달했다.

3 언제부터 백신접종했나

정부는 2010년 극심한 구제역 피해를 겪은 후 소·돼지에 대해 의무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도록 정책을 시행했다.

소의 경우 생후 2개월 된 송아지에게 1차를 접종하고, 이후 4주 뒤 2차 접종을 해야 한다. 다 자란 소에 대해선 4~7개월 간격으로 백신을 접종한다. 돼지는 모돈(母豚)의 경우 분만 3∼4주 전에 접종을 하고, 수컷 돼지는 4∼7개월 간격으로 접종한다. 새끼돼지는 8∼12주 1차만 접종한다.

백신 접종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구제역 예방접종·임상검사 및 확인서 휴대에 관한 고시’에 명시돼 있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는 구제역 백신 상시 접종 정책을 시행한 이래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유형의 항원은 항원뱅크에 일정량 보관하고 있어 유사시 신속히 백신으로 제조해 도입할 수 있도록 돼 있다.

4 우리나라 백신 종류는

우리나라에서 상시적으로 접종하는 백신은 2016년 1월 농림축산식품부 가축방역심의회에서 심의를 거쳐 2종류를 사용하고 있다. 소는 영국 메리알사(社)의 ‘O1 Manisa+O3039+A22 Iraq’ 복합 백신을, 돼지도 영국산 ‘O1 Manisa+O 3039’를 접종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6년 말부터 돼지를 대상으로 2종류(프리모스키주와 캠퍼스주)를 추가해서 접종하고 있는데, 상시적 접종 여부는 농식품부 가축방역심의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한편 지난해 구제역 백신 구입을 위한 전체 예산은 917억 원으로, 대규모 사육(소 50마리 이상, 돼지 1000마리 이상)을 하는 전업농의 경우 국비 35%, 지방비 15%, 자부담 50%로 돼 있으며 소규모 영세농은 국비 70%, 지방비 30%를 지원한다.

5 생산절차·접종방식은

먼저 구제역 바이러스를 배양한 후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없애는 ‘불활화(不活化)’ 과정을 거친다. 이후 농축 및 정제 과정을 거쳐 액체질소 용기 상에서 항원을 보관한다. 항원은 백신 대량 생산을 위해서 항원뱅크에서 보관을 하는데, 백신 대량 생산 공정에 들어갈 경우, 항원에 보조제 등을 혼합해 최종 백신 제품을 만든다. 구제역 백신 접종 방식의 경우 소, 사슴, 염소는 어깨 부위의 근육에 접종하고, 돼지는 목 부위나 귀 뒤 근육에 접종하도록 돼 있다. 소·돼지의 경우 근육층이 두터워 주삿바늘이 근육 안에 완전히 침투해 백신이 접종될 수 있도록 천천히 주사를 놓는다. 방역 당국은 효율적인 접종을 위해 주사기 사용을 마리당 1회씩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돼지는 바늘 1개당 5마리까지 접종이 가능하다. 축종 및 크기에 따라 쓰이는 주삿바늘 크기도 규격화돼 있다. 대규모 사육 농장에서는 권총 형태의 주사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백신의 접종량은 2㎖이다.

6 바이러스 종류와 특성은

구제역은 작은 유전정보전달물질(RNA) 바이러스로서 이는 7개의 혈청형 즉 A, O, C, Asia1, SAT1, SAT2, SAT3형으로 분류된다. 또 이들 주요 혈청형은 80여 가지의 아형(하위 유형)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은 온도, 습도, pH 및 자외선 등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통상 물에서는 최대 50일, 흙·마대·건초 등에서는 환경조건에 따라서 26~200일, 혈액 등으로 오염된 나무나 금속 등에서는 최대 35일까지 생존한 기록이 있다. 이들 바이러스의 형태가 다양한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의 종류도 다양하다. 구제역은 혈청형 간에 교차 방어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혈청형별로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에서 검출된 O형 바이러스의 경우 지역형이 ‘중동-남아시아(ME-SA)형 인도 2001(Ind-2001)’ 타입으로 확인됐으며, 기존에 국내에서 보유 중인 백신과의 적합성(매칭률)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기 연천에서 새롭게 발견된 A형 바이러스는 아직 유전체 분석이 완료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O+A’형 복합 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이 A형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도 A형이 포함된 복합 백신이더라도 여러 하위 유형이 있어 딱 맞는 백신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감염된 가축에서 배출된 바이러스가 많을 경우 주변 다른 동물들도 감염될 수 있다.

7 백신 면역 효과는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 방법 및 보관 유의사항을 잘 지키면 효과를 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체로 농가에서 백신 보관방법을 잘 지키지 않거나 유효기간이 경과된 제품을 사용했을 때, 그리고 백신 접종 시기를 놓치거나 접종 용량이 미달됐을 때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도축 출하 시기에 백신 접종을 실시해 항체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백신이 조직 내 잔류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8 접종시 부작용은

농가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백신을 접종하면 젖소의 경우 우유 생산량이 줄고, 임신한 소는 사산한다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백신 접종 후 해당 개체에 국소적인 부종이나 미열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곧 사라진다고 말한다. 당국은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서 다음 사항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건강한 동물에 접종할 것 △접종 전 반드시 백신의 성상 및 이물의 혼입 여부 등을 관찰한 후 이상이 있으면 사용하지 말 것 △백신 사용 전 충분히 흔든 후 사용할 것 △안전성·유효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다른 백신이나 항생제, 영양제 등과 혼합 사용을 피할 것 △멸균 주사기를 사용하고 ‘1두 1침’ 원칙을 지킬 것 △접종부위는 알코올 솜으로 소독건조 후 주사할 것 △개봉한 백신은 반드시 냉장 보관하고, 24시간 이내에 사용할 것 등이다.

9 외국에선

구제역은 OIE 육상동물위생규약에 따른 보고의무 질병(Notifiable Disease)이므로 OIE 회원국은 자국 내 구제역 바이러스 순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예찰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구제역 발생국의 경우 예방정책 수단으로 구제역 백신을 활용하고 있다. 구제역 백신접종 국가에는 우루과이, 터키,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파라과이 등이 있으며, 구제역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통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위해 나라별로 긴급대응계획을 마련해 살처분, 소독, 이동제한 및 방역대 설정 등 방역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영국·일본은 우리나라와 ‘살처분·매몰’이라는 기본 정책 방향은 동일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백신 의무접종 국가는 아니다.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하는 나라 중 대만의 경우 백신의 구입, 판매 및 사용 시 ‘구제역 백신 구매증명서’를 작성·비치토록 해 통제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도 의무접종 정책을 쓰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관리·감독이 엄격한 편인데, 백신 접종자는 접종 후 세부내역을 ‘백신접종시행관리프로그램’으로 관리하고 2주마다 세부내용을 지역수의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또 구제역 발생 유무 검사를 위해 연 2회 전국적인 혈청검사를 수행한다. 이때 항체 형성이 백신 접종 또는 야외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기 위해 ‘비구조단백질(NSP)’ 항체 검사도 실시한다.

10 ‘물백신’ 논란 이유는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 그리고 경기 연천에서 발생한 최근 구제역에 대해 방역 당국과 농가 간에 대립이 첨예하다. 당국은 농가가 백신 접종을 매뉴얼에 따라 제대로 이행했으면 항체형성이 제대로 돼 구제역에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정읍 한우농장의 경우 항체형성률이 5%에 불과했는데, 이 농장은 지난해 8월 26일 접종을 한 것으로 서류상에 기록돼 있는 것으로 볼 때 해당 농가가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반면 농가는 당국의 방침에 따라 정확하게 백신 접종이 이뤄졌는데도 구제역에 감염됐다는 입장이다. 절차에 따라 제대로 백신을 접종했다면 결국 백신의 효능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일부 농가에서는 수의사의 참관 아래 접종이 이뤄졌기 때문에 ‘물백신’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당국은 일부 농가에서 오일 형태의 백신 특성상 냉장 보관 후 실온에 놔둔 뒤 접종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거나, 백신 접종 후 접종 부위의 이상육 발생, 우유량 감소, 새끼 사산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접종을 안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농가에만 맡겨둔 채 극소수의 소나 돼지를 대상으로 백신 항체 형성 여부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확인하는 방역 당국의 실태조사 및 감독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
e-mail 박정민 기자 / 경제산업부  박정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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