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에 심취해… ‘이회창 캠프’ 닮아가는 文 캠프

현장방문 땐 기자들 질문 막고
12일 광주 합동토론회도 불참
전인범 前 사령관 영입도 도마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그의 매머드급 예비캠프의 행태가 ‘여의도 대통령’으로 불리며 대세론에 안주하다 두 차례나 역전패를 당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그의 캠프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후발 주자들의 토론요구를 회피하고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부실 검증 등의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보다는 해명이나 반박으로 일관하는 등 오만하고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전 대표가 토론을 거부하고 전 전 사령관과의 관계 등에 대해 출입 기자들이 질문을 하려 했지만 과잉 방어로 사고가 생겨서 기자들이 항의 성명도 발표했다”며 “토론 거부는 국민의 알 권리와 검증 기회의 박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도 의심스럽지만 대통령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오만의 결과가 아닐까. 오만한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이 마지막이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오는 12일 광주에서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합동토론회’가 예정됐었지만, 문 전 대표의 불참으로 무산되면서 경쟁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제발 토론 좀 하자”며 호소하기도 했다. 기자 질문 및 토론 회피 논란이 확대되자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가 참모진이 써 준 메시지(대본) 외에 갑작스러운 질문과 논쟁에 스스로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수첩 박근혜’에 빗대 ‘대본 문재인’이란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영입한 전 전 사령관의 부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비리로 구속된 것과 관련해 문 전 대표는 “전 전 사령관을 영입했지 부인을 영입했냐”고 말했고 문 전 대표 캠프 관계자도 “전 전 사령관이 마치 정치인 후보가 된 것처럼 과도한 검증의 잣대를 들이댄다”고 말하는 등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8일에는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영입된 송영길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인 ‘공공부문 81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비판하며 캠프 내 불협화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