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재명, 경선 대비 ‘노동계 잡기’ 경쟁

금융노조위원장 취임식 참석
나란히 노조 활성화 등 강조
일반인 선거인단 확보 치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 이취임식에 참석해 나란히 노동계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 정식 등록 후 두 후보가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둘 다 경선 선거인단 확보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노동계 인사들을 대거 선거인단으로 확보해 당내 경선에 대비하고, 노동계에 대한 집중 공략으로 본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리는 금산노조 위원장 이취임식에 참석해 축사를 한다. 이 자리에서 안 지사는 정부 관치 금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노조 활동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시장은 박근혜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 밀어붙이기를 비판한 뒤, 근로기준법에 대한 엄격한 준수와 노동자의 권위 강화를 위한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또 빈민 소년 노동자 출신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안 지사를 비롯한 다른 주자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이 이날 행사에 함께 참석한 것은 노동계 주요 인사들을 당내 경선 선거인단으로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완전국민경선제로 경선을 진행함에 따라, 당원이 아닌 국민이 얼마나 선거인단에 등록해 투표해주느냐가 당내 조직이 빈약한 2·3위 주자인 두 후보의 경선 경쟁력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당내 조직력이 압도적인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경선을 위해서는 당 외부에서 최대한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해 선거에 참여하게 하는 방법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취임식에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참석했다. 심 대표는 “친노동정부를 구성하고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며 “노동문제를 국정의 제1과제로 삼고 고용노동부를 기득권을 대변하는 부처에 밀리지 않게 부총리급으로 격상시켜서 반(反)노동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제안했다. 앞서 안 지사는 지난 9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회원들을 상대로 경선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이 시장도 지난 8일 사무금융노조 대의원대회와 한국노총지역의장협의회 간담회 등 노동계 회동에 잇따라 참석해 노동계의 현안을 듣고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