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묶인 大選판>黨이름까지 바꿨지만 일부 의원 ‘탄핵 대결’ 방치

- 자유한국당

전국 돌며 민심 청취한다지만
태극기집회 참여 자율에 맡겨

새누리당에서 당명과 로고를 바꾼 자유한국당이 14일 “새롭게 출발했다”면서 국회 탄핵 가결의 책임을 지고 반납했던 국회의원 배지를 다시 달았다. 탄핵 정국에서 숨죽이고 있다가 다시 ‘탄핵 기각’을 주장하고 나선 친박(친박근혜) 의원들도 이날 배지를 돌려받았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명개정 후 첫 비대위 회의를 열고 정우택 원내대표, 박맹우 사무총장 등 소속의원들에게 배지를 돌려줬다. 인 위원장은 지난해 말 취임 직후 “무슨 염치로 배지를 다느냐”며 배지를 반납받아 당 금고에 보관해왔다. 인 위원장은 “배지를 떼고 다니는 우리 의원들을 보면서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며 “자유한국당으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당에 있었던 배지를 의원들에게 돌려드린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날 ‘책임과 미래 국민 속으로’ 버스 출정식을 갖고 4차례에 걸쳐 전국 주요 거점을 돌며 당명 홍보 및 민심 청취에 나선다.

당 지도부는 그러나 일부 친박 의원들의 강도를 더해가는 ‘탄핵 기각’ 주장 속에 계속 난기류를 타는 모습이다. 윤상현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의 핵심쟁점’ 세미나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정치·심리적으로 탄핵당했지만 법리적으로는 탄핵당하지 않는다”며 “법률적 판단에 따르면 탄핵은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차기환 변호사도 “뇌물수수 공금횡령, 국가조직을 이용한 기본권 침해, 부정선거 등이 탄핵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는데, 이번 탄핵사유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4%여서 국민 신임을 잃었다는 주장은 법조인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개인의 성향에 따른 것이며, 당은 의원들의 자율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그동안 이인제·김문수 등 당내 대선후보들의 태극기집회 참여에도 “각자의 자율에 맡긴다”고 해왔다.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친박 의원들의 태극기집회 참석을 알면서도 모른 척 계속 방치하고 있다”며 “이런 진정성 없는 이중적 행보는 얄팍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윤희·이정우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