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생존위협” vs 레미콘사 “공사중단 위기”… ‘남해안 모래 채취’ 극한 대립

허가 재연장 놓고 접점 못찾아

남해안 수중 모래 채취허가 재연장을 두고 어민들과 레미콘·건설업계가 서로 생존권확보를 위해 극한 대치 상황으로 가고 있다.

어민들은 10년째 계속된 바닷모래 채취로 어자원이 고갈됐다며 해상시위 등 극한 행동에 나서기로 했고, 건설업계는 모래 부족으로 콘크리트 타설을 못해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되는 등 초비상이 걸렸다.(문화일보 2월 9일자 12면 참조)

전국 수산업계와 어민단체들은 14일 “계속된 모래 채취로 수산자원의 산란장과 생태계가 황폐화돼 어자원이 20∼50%가량 급감했다”며 “채취가 완전히 중단될 때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 같은 결의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달 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면담을 요구하고, 대형선망수협은 15일 어선 100여 척을 동원해 부산 남항에서 제주 인근 조업지까지 해상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부산·경남지역 70여 개 레미콘 공장은 지난 11일부터 4일간 채취 허가 재연장을 요구하며 가동중단에 들어간 데 이어 이후에도 대부분의 공장이 실제 모래가 없어 가동을 하지 못할 판이다. 이 때문에 수백 곳의 아파트 공사 현장 등은 콘크리트 타설을 못해 공사 중단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부산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미 공사 차질이 시작돼 업체들이 공정변경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도 공사중단 사태가 도미노처럼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