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마다 의혹의 덫… 혼돈의 佛대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난장판으로 변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는 가족 세비 횡령 스캔들로 낙마 위기에 몰렸고, 국민전선 후보인 마린 르펜 대표는 부친의 발언과 보좌관 세비전용 문제가 논쟁거리다. 사회당 출신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은 러시아 선거 개입과 정부 자금 선거 사용 의혹이 걸림돌이다.

13일 AF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대선은 각 후보가 여러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례 없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돼가고 있다. 선두주자였던 피용 전 총리는 부인과 두 자녀를 보좌관으로 허위 고용하고 거액의 세비를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피용 전 총리는 그동안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기소될 경우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혀왔다. 피용 전 총리는 이르면 이번 주 검찰로부터 사기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반(反)난민 여론을 타고 순항하던 르펜 대표는 아버지인 장 마리 르펜이 반유대주의 혐오 발언 혐의로 기소되면서 발목이 잡힐 분위기다. 장 마리 르펜은 2014년 6월 자신을 비판한 유대계 프랑스 가수 파트리크 브뤼엘에 대해 “(브뤼엘은) 우리가 다음에 해치울 한 화덕 분량의 빵 중 하나”라고 말했다. 프랑스 당국은 장 마리 르펜의 발언이 나치의 가스실을 암시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르펜 대표는 당 이미지 완화를 위해 국민전선 설립자인 아버지를 밀어냈지만 이번 논란으로 다시 극우 정치인 이미지가 부각됐다. 또 르펜 대표는 친구를 유럽의회 보좌관으로 허위 고용한 문제도 불거진 상태다. 유럽의회는 르펜 대표에게 유럽의회 보조관으로 등록된 카트린 그리제가 유럽의회가 아닌 국민전선에서 일했다며 세비 반납을 요구하고 있다.

지지율이 상승세인 마크롱 전 장관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마크롱 전 장관이 이끄는 정치운동 ‘앙 마르슈(전진)’의 리샤르 페랑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마크롱 전 장관을 노린 “사이버 공격과 가짜 뉴스를 양산 중”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마크롱 전 장관을 겨냥한 루머를 사전에 차단하는 동시에 경쟁 상대인 르펜 대표가 친러 인사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마크롱 전 장관도 대선 출마 준비에 정부 자금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본격적인 검증대에 올랐다.

한편 이날 프랑스 여론연구소(IFOP)의 1차 대선투표 지지율 조사에서 르펜 대표가 26.0%, 마크롱 전 장관이 19.5%, 피용 전 총리가 18.0%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후보 2명이 치르는 결선 투표에서는 마크롱 전 장관이 62%의 지지율로 르펜 대표(38%)를 누르고 대선에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