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김정남 독살… ‘공안통’ 황교안에 기회?

黨政협의서 “한미훈련 강화”

공안시국 대응·관리에 촉각
보수 후보로 위상 굳힐 수도

대표적인 ‘공안통(通)’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김정남 피살 및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의 대북 문제를 계기로 보수층의 유력 대권 카드로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구심점을 잃은 자유한국당은 15% 안팎의 황 권한대행 지지율에 기대어 대선 전후 당 위상 강화를 꾀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15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오는 3월 한·미연합훈련을 역대 수준으로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이 아직 공식 견해를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안보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황 권한대행 주위에서는 꾸준히 ‘2월 공안 정국설’이 제기돼 왔다. 황 권한대행과 가까운 여권 인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전 북한의 도발이 한 차례 일어나고, 안보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예고했었다. 황 권한대행도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김정일의 75주년 생일이 있는 이번 달은 어느 때보다도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국당의 한 초선의원은 “대내외적 불안으로 공안정국이 조성되면 통합진보당 해산을 매끄럽게 처리한 황 권한대행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불임’ 상태로 대선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온 한국당은 황 권한대행에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날 고위 당정협의회도 한국당이 먼저 요청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장담할 수 없지만, ‘출마를 한다면 한국당 후보’라는 메시지를 통해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을 당으로 흡수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그러면서도 소속 의원들은 황 권한대행의 출마와 불출마 중 어느 쪽이 당에 유리한지를 놓고 분주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중립성향의 한 재선의원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처럼 황 권한대행도 출마선언을 하는 순간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다”면서 “차라리 대선을 잘 관리하고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김윤희·송유근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