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8.19 토요일
전광판
Hot Click
방송·연예
[문화] 윤석진 교수의 드라마 세상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15일(水)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폭정의 시대가 만든 민중영웅 홍길동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민심(民心)을 거스르는 자는 반드시 망한다. 대의 민주주의 정치 체제에서는 물론이고, 왕조시대에도 통했던 절대 진리이다. 교수신문에서 2016년을 결산하는 사자성어로 순자(苟子) 왕제(王制) 편에 나오는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선정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백성은 물, 임금은 배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MBC 월화특별기획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는 것도 이러한 정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이 드라마는 잘 알려진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의 홍길동이 아니라 1500년 가을에 의금부 위관이 임금에게 잡았다고 보고한 강도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민중사극이다. 대대로 내려가면서 남의 종을 하는 ‘씨종’ 아모개(김상중)의 아들이자 아기장수로 태어난 역사(力士) 홍길동(이로운·윤균상)의 영웅적 면모를 담고 있다. 위정자는 강도라고 하지만 민중은 그를 영웅으로 추앙한다. 임금으로부터 ‘백성을 훔친 도적’이라는, 그래서 ‘역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의미의 제목이 불손하게 느껴지지 않는 까닭이다.

홍길동은 자신의 비범한 능력을 모른 척하며 여색을 밝히는 방물장수로 세상을 떠돈다. 타고난 능력을 외면하고 평범하게 살던 그는 ‘능상 척결’의 광풍 속에서 역사의 운명을 자각한다. 그리고 평생 자신을 압도했던 아모개의 아들이라는 족쇄를 넘어 굶주린 자들의 형제, 힘없는 자들의 동아줄이자 구원자, 조선 최초의 혁명가이자 반체제 운동가가 된다.

홍길동이 살았던 시대의 임금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업신여긴다는 ‘능상’을 가장 두려워하다가 ‘능상 척결’의 광풍을 일으킨 연산군(김지석)이었다. 그 시절 연산군은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에게 속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여기는 자들을 ‘능상’이란 죄목을 붙여 처벌했다. 저잣거리에는 임금이 어머니 폐비 윤 씨의 죽음으로 인한 원한에 파묻혀 백성을 돌보지 않는다는 분노가 들끓었다. 이러한 연산군의 폭정이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홍길동을 일깨운 것이다.

드라마 도입부는 길동이가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된 아모개가 어린 아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면천(免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밀무역에 뛰어든 아모개는 타고난 상술을 발휘해 재산을 모은다. 하지만 면천 직전 아모개에게 숨겨 놓은 재산이 많다는 것을 눈치챈 주인 조참봉 부인 박 씨(서이숙) 때문에 아모개의 부인이자 길동의 어머니가 죽게 된다. 분노를 참지 못한 아모개가 조참봉을 죽이는데 이 장면은 나중에 어린 길동이 박 씨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고 당차게 대응하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강조된다. 아버지와 아들의 운명이 다르지 않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이다.

방물장수가 돼 세상을 떠돌던 홍길동이 임금을 자신의 남자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은 장녹수(이하늬)와 그녀의 몸종 가령(채수빈)을 만나면서 사건이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선택받지 못한 백성이 화내는 법을 잊어가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민심이 곧 천심임을 극적으로 입증한다. 씨종의 자식임에도 민심을 사로잡은 홍길동과 임금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군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민심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지도자의 첫 번째 덕목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봉건시대 홍길동이 임금으로부터 백성을 훔칠 수 있었던 비법은 대의 민주주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충남대 교수·드라마평론가
[ 많이 본 기사 ]
▶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발언한 ‘오른팔’ 배넌 전격 경질
▶ 배우 남주혁-이성경, 4개월 만에 결별
▶ 골프도 섹스도 나만의 창의성을 요구한다
▶ 밭에서 잃어버린 약혼반지, 13년만에 당근이 찾아줘
▶ 文 “이발 두달도 버텼는데, 전속 이발사가 2주마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우리민족끼리, 유튜브 영상 게재…“압록강 헤엄쳐 北 들어갔다” 국내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재입북한 탈북 여성 임지현(북..
mark류석춘 “혁신에 예외없어… 홍준표도 문제있다면 묵과..
mark인도에 몰아친 ‘金 한류’… 한달새 작년 총액 5배 수입
北 “美군사행동 가담 않는한 핵위협 안해”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발언한 ‘오른팔’ 배넌 전..
李총리 “정부 속이는 농가 형사고발 포함 엄정..
line
special news 배우 남주혁-이성경, 4개월 만에 결별
배우 남주혁(23)과 이성경(27)이 결별했다.두 배우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18일 “두 사람..

line
국민 1인당 연간 ‘살충제 계란’ 12.5개 먹었다
[속보]철원 K-9 자주포 폭발사고 사망자 2명으..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에 일주일새 85명 사살
photo_news
사랑 찾아 호주 오지 목장 정착한 23살 여성의 비극
photo_news
밭에서 잃어버린 약혼반지, 13년만에 당근이 찾아줘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191) 58장 연방대통령 - 4
illust
[인터넷 유머]
mark유명인들의 순간 재치
mark알쏭달쏭 유머
topnew_title
number 남편 불륜 때문에 이혼…“내연녀도 위자료 ..
절도범 잡겠다고…대형할인점 공용 탈의실..
골프도 섹스도 나만의 창의성을 요구한다
文 “이발 두달도 버텼는데, 전속 이발사가 2..
“수업 않고 왜 신혼여행 갔냐”… 학원 강사에..
hot_photo
79년형 엄친딸 채서진···드라마 ‘..
hot_photo
배우 황정음 광복절 아들 출산
hot_photo
1년에 단 하루… 빅토리아연꽃 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