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中서 김정남 돕던 北관료, 2011년 무더기 처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거주했던 마카오 아파트 지난 13일 김정남이 피살됐음에도 그가 거주하던 것으로 알려진 중국 마카오의 타이파섬 아파트단지 인근에는 15일 별다른 경비 강화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김정남의 가족들을 별도 장소에서 보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생모 성혜림 묘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서쪽 외곽 트로예쿠롭스코예 국립묘지에 위치한 김정남의 생모 성혜림의 묘소에 눈이 수북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 VOA 보도

北관리 출신 탈북자 인터뷰
“베이징 주재하던 곽정철 등
金 3차례 접촉 혐의 처형돼
여행·탁송물 운반 등 봐주던
고려항공 실무자들도 숙청돼”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후계가 확정된 2011년 전후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을 돕던 북한 주재원들을 무더기로 처형한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북한 재외공관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탈북자 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2003~2010년 중국 베이징(北京)에 주재한 곽정철 전 주중 북한대사관 당비서를 2011년 처형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혐의는 무역성 당비서를 역임한 뒤 노동당 부부장급으로 중국에 주재하던 곽 비서가 주재기간에 김정남을 3차례 만났다는 것이었다.

또 같은 해 고려항공 베이징지사 대표와 부대표 등 3~4명의 직원이 처형됐고, 김정남의 여행과 탁송물 운반 등을 돕던 실무자들도 숙청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노동당 지시에 따라 김정남을 보좌했던 강모 씨 등 노동당 대외연락부(225국) 소속 요원 3~4명도 비슷한 시기에 처형된 뒤 간암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VOA는 “소식통이 사망을 확인한 김정남 주변 인물만 해도 최소 5~6명으로, 김 위원장의 권력승계가 확정된 2011년 김정남계 숙청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VOA는 김정남 암살은 김 위원장의 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 고위 관리 출신 탈북자는 이날 VOA와의 인터뷰에서 김정남 암살이 북한의 주요 기관 간 ‘충성경쟁’에서 비롯됐다는 일부 분석에 대해 “북한에서 고위 당국자들은 한 달에 2번 열리는 간부 강연과 일주일에 1번 열리는 정책전달 회의에 참가하면서 ‘열백가지 일을 하여도 오직 당에서 하라는 대로만 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입 받는다”면서 “과잉충성이나 충성경쟁은 북한 체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사고”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탈북자도 “직무 때문에 1980년대부터 김정남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노동당 간부들조차 김정남을 포함한 김씨 일가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 “북한에서 김씨 일가를 해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김정은)뿐이며, 충성심에 자발적으로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