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市, 자문위원회 잇단 신설…소통보다 되레 행정혼선 우려

‘행복자문단’ 법적 근거없어
통폐합된 ‘유령위원회’ 全無

인천시가 시민과의 소통을 이유로 자문기구 성격의 위원회를 잇달아 신설하고 있다. 회의 한 번 열리지 않는 ‘유령위원회’를 통폐합한다는 기존 방침과 법령에도 없는 위원회를 새로 늘리는 모습이 엇박자 행정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각 실·국별로 조례 등에 근거한 법정 위원회 176개 가운데 단 한 차례도 회의가 열리지 않거나 성격이 중복된 위원회를 통폐합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제 통폐합된 위원회는 한 곳도 없다. 오히려 시민행복정책자문단, 가치재창조 범시민네트워크 등 새 위원회들이 10여 개 늘었고 위촉 위원 수만 200여 명에 달했다. 여기에 내달 시장을 공동대표로 한 범시민네트워크도 출범한다. 교육·문화·교통·환경 등 7대 과제별로 각 20명씩 총 140명의 위원을 이달 안에 새로 위촉할 계획이다. 통리장협의회와 새마을회, 자유총연맹 등 사회단체 회원과 지역언론사 대표 등이 참여한다. 이들 위원의 회의 참석 수당으로만 50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지난해 5월 시가 제정한 ‘가치재창조 사업에 관한 지원 조례’를 근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시민행복정책자문단의 경우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다. 범시민네트워크 역시 시장의 공약사업 지원을 위한 한시적 자문기구 성격이다. 기존 법정 위원회와 새 자문기구의 성격이 유사해 행정혼선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각 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 외에 일반 시민을 위원으로 위촉해 기존 위원회 활동과의 중복을 피하고 실질적인 소통행정을 펼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