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殺人통치 김정은’ 레짐체인지 당위성 더 커졌다

김정남 독살 사건으로 전 세계가 북한 김정은의 광기에 경악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이미 2011년에 김정남 주변 인물로 분류된 인사들과 그 가족들이 처형·숙청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곽정철 전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 당비서를 포함해 다수의 북한 간부가 김정남과 친하다는 이유로 처형당하고, 그 가족들이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미국의 목소리(VOA) 방송이 16일 보도했다. 그러지않아도 김정은이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을 고사총으로 처형하고, 관련자 1000여 명을 학살·고문했다는 혐의로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발돼 있는 상태다. 비정상적 ‘살인(殺人)통치 체제’의 본질이 만천하에 계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기조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세계 여론은 “정말 미친 이야기”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며 김정은의 반(反)인륜적 행태를 규탄하고 있다. 중국조차 예측 불허에 당혹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는 15일 사설을 통해 “이런 행위(김정남 독살)는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경멸을 받을 것”이라 경고했다. 김정은 같이 포악하고 통제 불능인 자의 손에 핵미사일이 쥐어질 수 있다는 현실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북한과의 협상·압박 차원을 넘어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레짐체인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이런 기류 속에서 정부는 다음 사항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첫째, 말레이시아·베트남 등과 긴밀히 협조해 김정남 살해가 김정은 소행임을 입증해 내야 한다. 둘째, 국제사회가 북한을 테러국·테러지원국으로 지정 혹은 재지정하도록 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셋째, 김정은을 반인륜적 범죄자로 ICC 법정에 세워야 한다. 넷째, 16∼17일 독일에서 진행되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와 17∼19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북한 레짐체인지 문제를 주요 의제로 만들어야 한다. 최근 미 상원 청문회에선 ‘김정은 암살’까지 거론됐다. 레짐체인지를 구체적 정책으로 검토·추진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