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개항 후 역대 최대 규모 여행객 가장 금괴 밀수조직 적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년 동안 243억 원 상당의 금괴 총 476㎏을 국내외로 밀수출입한 일당이 적발됐다. 이번에 적발된 금괴의 양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일반 여행객을 가장해 저지른 금괴 밀수 중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인천본부세관은 금괴를 몰래 들여오고 수출하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관세법 위반)로 밀수조직 운반책 민모(39)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6명은 불구속 입건해 인천지검에 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인천본부세관은 1월 16일 관련 첩보를 입수해 조사를 벌여 왔다.
□민 씨 등 조직원들은 2015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개인별로 총 30회에서 101회에 걸쳐 중국 옌타이(烟台) 등지에서 빼돌린 금괴를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들여온 금괴는 모두 415㎏으로 시가 214억 원에 해당한다.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민 씨 일당은 세관검사를 피하려고 1인당 금괴 5∼6개씩을 몸속에 숨겨 국내에 들어오는 수법을 썼다. 이들은 항문을 통해 몸 안으로 금괴를 삽입하기 쉽도록 금괴를 200g 무게의 타원 형태로 사전 제작하는 치밀함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밀수입한 금괴 중 시가 29억 원 상당의 금괴 61㎏을 같은 수법으로 다시 일본에 몰래 수출, 국제 시세차익을 이용한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세관의 추적에 혼란을 주기 위해 조직원 외에도 출입국이 잦은 여행사 대표, 보험 설계사 등의 일반 여행객도 범행에 포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세관은 이들이 금괴 200g당 운반료 10만 원을 책정해 개인당 50만∼60만 원까지 지급했다고 밝혔다.

인천본부세관 관계자는 “최근 금괴가 일반 투자자산으로 가치가 높고 세금포탈이나 횡령을 통해 불법 자산으로도 활용할 가능성이 커 금괴 밀수출입 범죄가 늘고 있다”며 “금괴 특성상 크기가 작아 일반 여행자도 쉽게 운반할 수 있어, 정보분석과 신변 검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cesc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