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고교들,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에 학부모 등 ‘반발’

“국정 역사교과서와 기존 검정교과서를 비교 연구해서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연구학교 신청을 했는데, 사람들이 찾아와서 항의해 당혹스럽습니다.”

김태동 경북 경산 문명고 교장은 1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날 오전 10여 명의 경산시민과 학부모들이 찾아와서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포기하지 않으면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곤욕을 치렀다”고 말했다. 또 김 교장은 “‘교원 80% 미만의 동의를 얻은 학교는 연구학교를 신청할 수 없다’는 당초 연구학교 신청 지침에 못 미치는 74%의 교원 동의를 얻었으나 나중에 이러한 제한조건이 없다고 경북도교육청에서 알려와서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연구학교 신청 안건을 5대 4로 통과시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일단 국정교과서든 검정교과서든 근본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을 얻기 위해 국정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검정교과서와 비교 연구해 학생들에게 나은 교육을 위해 연구학교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북지역에서 연구학교 신청을 한 문명고를 비롯해 영주 경북항공고, 구미 오상고 등 3개 사립고교마다 진통을 겪고 있다. 오상고에서는 이날 오후 학생 20여 명이 운동장에서 “학교 측이 교사·학생 의견 수렴, 학교운영위원회 동의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신청했다”며 반대 집회를 열었다. 또 구미 YMCA, 구미참여연대 등도 이날 오후 오상고 정문 앞에서 오상고에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촉구했다. 전교조 경북지부와 공무원노조 경북교육청 지부 등 10여 개 단체로 구성된 경북교육연대도 성명을 내고 “이들 3개 사립학교 재단이 불법으로 학사에 개입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강행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며 “즉각 연구학교 신청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에는 영주지역 일부 사회단체 회원 10여 명이 경북항공고 앞에서 연구학교 신청 취소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경산=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