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상 ‘우후죽순’… 전국 1630곳 불법송금 ·탈세 등 단속 고삐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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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전산관리 연내 구축
공무원에 수사권 부여 추진

외국인 대상의 환전 서비스 제공업이지만 불법 송금이나 탈세·돈세탁용 자금거래 수단인 환치기 등 각종 범죄 창구로도 악용되고 있는 전국 환전상이 1600개를 넘어섰다. 정부는 전산 관리 강화와 함께 불법 환전상에 대한 수사권 확보를 통해 환전업자 관리의 고삐를 바짝 죄기로 했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2012년에 1207개였던 전국 등록 환전영업 업체는 최근 1630개로, 35%가량 증가했다. 환전상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들의 이용이 활발해진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울 구로와 경기 시흥 등 외국인 밀집지역 등 금융사기범죄에 취약한 지역과 일부 수도권의 환전상을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불법 송금, 범죄자금 송금, 밀수출 자금세탁 등 불법거래 창구로 이용되면서 체계적인 관리·감독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도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자금을 중국으로 송금하는 환치기 창구로 쓰이거나,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뜯어낸 돈을 환전상이 받아뒀다가 이를 위안화로 바꿔 피싱조직의 중국계좌로 송금하는 등의 범죄행위가 잇달아 적발됐다. 환전상 관리는 그동안 한국은행이 맡아 왔지만, 행정적인 감독권한만 존재하는 관계로 불법 행위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지난해 4월에 관세청으로 이관됐다.

관세청은 이에 따라 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그동안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환전상 등록, 폐지, 분기별 정기보고 의무 등을 전산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연내에 구축하고 관세청 조사 공무원에 환전상 수사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특별사법경찰관리에 관한 법률 통과 추진에 나섰다.

이석문 관세청 외환조사과장은 “개정의견을 제출했고 현재 법제처 검토 단계”라며 “앞으로 불법 환전행위, 무등록 환전업자 단속을 강화해 환전질서 교란행위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