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4.27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방송·연예
[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17일(金)
‘남자충동’ 류승범의 카리스마… 무대서도 통했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남자충동’ 20주년 공연서 열연
‘가부장적 폭력’ 실감나게 표현


“튼튼허고 기운 좋은 으른 되라고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여. 이장정! 내가 좋아허는 사람이 있는디 말여. 그기 ‘꼴레오네’여. 영화 대부으 알 파치노여.” 어두운 무대 뒤편에서 어슬렁 걸어 나오더니 ‘대부’ 포스터 앞에 딱 선다. 어스름한 조명 아래 나지막이 첫 대사를 읊었다. 관객들은 그제야 ‘훅’ 숨을 내쉰다.

16일 저녁 서울 대학로 티오엠 1관. 330석 공연장이 오랜만에 만석이다. 바로 이 ‘장정’ 때문. 충무로의 독보적인 개성파 배우 류승범(사진)이 스크린이 아닌, 소극장 무대에 섰다. 1997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남자충동’(연출 조광화)의 20주년 기념 공연이다. 류승범의 연극 복귀는 14년 만으로, 주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0년대 초 목포의 낡은 일본식 가옥. 장남 ‘장정’은 가족을 지키고 싶다. 아버지 도박을 끊고 싶고, 어머니 가출을 막고 싶다. 남동생이 여장남자와 살림을 차리는 걸 용납할 수 없으며, 장애가 있는 여동생도 보호해야 한다. 그래서 ‘강한 남자’를 꿈꾸고, 가부장의 권위를 세우려고 한다. 빗나간 판타지다. 이는 폭력으로 구현된다. 아버지의 양손을 절단하고 남동생의 애인을 겁탈하며, 여동생 앞에서 사람을 구타하는 등 비극으로 치닫는다.

공격적인 눈빛과 다부진 몸,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그리고 주먹을 쥘 때마다 충동하는 폭력. 류승범은 ‘강한 남자’가 되고자 모든 걸 걸다가, 결국 모든 걸 잃는 장정 역에 꼭 들어맞았다. “존경받는 가장! 고거이 내 꿈이여.” “느그들, 이 성 믿고 따를랑가?’하며 툭툭 내 뱉는 대사는 스크린에서처럼 힘이 있었고, 매일 연극을 하는 배우처럼 자신감이 넘쳤다. 14년 만에 오른 무대라는 걸 믿을 수 없을 만큼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쳤다. 조근조근 대사를 읊다가, 순간 폭발해야 하는 감정 처리에도 능숙했다. “이 새끼, 집이 잘못 되믄 너 죽을 줄 알어!” 하고 화를 내다가 금세 “달래야이, 성아 금방 갔다오께”하며 살가운 얼굴을 한다. 특유의 유머러스함도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연극은 짜임새 있는 영화처럼 두 시간 내내 지루할 틈이 없고, 장정의 시적인 방백 등 무대에서만 가능한 형태는 극이 고민하고 있는 지점을 더욱 부각 시킨다. 결국 장정의 가족을 통해 사회를 엿볼 수 있는 게 이 연극의 가장 큰 미덕. ‘가부장적 폭력’에 익숙한 사회, 약자를 향한 적대와 곳곳에서 터지는 분열음, 인터넷 대립구도 등 2017년의 한국을 내밀하게 들여다 보는 대에 세기 말의 남자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했다. 3월 26일까지. 02-391-8223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mail 박동미 기자 / 썸랩  박동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NYT “평양이 미끼 던졌고, 서울은 물었다”
▶ 호감 여교사 미행→비번 확인→침입…결국엔 성폭행
▶ “김정은, ‘비상사태 준하는 통제’ 지시…자본주의 경계”
▶ ‘8억 체납’ 신은경, 회생절차 개시…세금납부 유예
▶ “北, 핵무기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 0%… 낙관적인 태도 금..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北인권위 창립이사 칼럼 실어 “김정은에게 평화 기대는 망상”“평양이 미끼를 던졌고, 서울은 미끼를 물었다.”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
ㄴ 美, 이번주 매일 비핵화 발언… 내일 南北회담에 ‘시그널’?
ㄴ 美, 인권문제도 지속 제기… 상원, 北인권법 5년 연장 통과
‘단역배우 자매 사건’ 피고소인들, 자매 모친 억대 ..
호감 여교사 미행→비번 확인→침입…결국엔 성폭..
매몰자 1명도 숨져…정선 철광산 매몰사고 사망자..
line
special news ‘8억 체납’ 신은경, 회생절차 개시…세금납부 유..
수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납부하지 못한 배우 신은경 씨에게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했다. 26일 법..

line
“김정은, ‘비상사태 준하는 통제’ 지시…자본주의 경..
리설주 ‘깜짝등장’?… 靑 “만찬 참석 기대”
警 “김경수 계좌추적·통신조회 영장도 檢서 기각”
photo_news
개그맨 유상무 “작곡가 김연지와 결혼합니다”
photo_news
박봄, 8년 묵은 암페타민 시비 재발…실제나이..
line
[김승호의 ‘운명’을 경영하라]
illust
옷차림이 天命 불러…‘패션 포기’는 좋은 운명 포기하는 것
[인터넷 유머]
mark학사 석사 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 mark초보 공무원
topnew_title
number “김사랑, 2m 높이 구멍으로 추락해 오른발 ..
[단독]대통령 개헌안 국무회의 통과때 국무..
“北, 핵무기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 0%… 낙..
‘특활비 상납’ 국정원장 3명 징역 5∼7년 구..
‘여신도 성폭행’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hot_photo
문 닫힌 北 장재도 포진지…한반..
hot_photo
외계인·도깨비 등 판타지 거쳐…..
hot_photo
日 “독도 디저트 남북만찬서 빼라..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