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1.24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방송·연예
[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17일(金)
‘남자충동’ 류승범의 카리스마… 무대서도 통했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남자충동’ 20주년 공연서 열연
‘가부장적 폭력’ 실감나게 표현


“튼튼허고 기운 좋은 으른 되라고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여. 이장정! 내가 좋아허는 사람이 있는디 말여. 그기 ‘꼴레오네’여. 영화 대부으 알 파치노여.” 어두운 무대 뒤편에서 어슬렁 걸어 나오더니 ‘대부’ 포스터 앞에 딱 선다. 어스름한 조명 아래 나지막이 첫 대사를 읊었다. 관객들은 그제야 ‘훅’ 숨을 내쉰다.

16일 저녁 서울 대학로 티오엠 1관. 330석 공연장이 오랜만에 만석이다. 바로 이 ‘장정’ 때문. 충무로의 독보적인 개성파 배우 류승범(사진)이 스크린이 아닌, 소극장 무대에 섰다. 1997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남자충동’(연출 조광화)의 20주년 기념 공연이다. 류승범의 연극 복귀는 14년 만으로, 주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0년대 초 목포의 낡은 일본식 가옥. 장남 ‘장정’은 가족을 지키고 싶다. 아버지 도박을 끊고 싶고, 어머니 가출을 막고 싶다. 남동생이 여장남자와 살림을 차리는 걸 용납할 수 없으며, 장애가 있는 여동생도 보호해야 한다. 그래서 ‘강한 남자’를 꿈꾸고, 가부장의 권위를 세우려고 한다. 빗나간 판타지다. 이는 폭력으로 구현된다. 아버지의 양손을 절단하고 남동생의 애인을 겁탈하며, 여동생 앞에서 사람을 구타하는 등 비극으로 치닫는다.

공격적인 눈빛과 다부진 몸,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그리고 주먹을 쥘 때마다 충동하는 폭력. 류승범은 ‘강한 남자’가 되고자 모든 걸 걸다가, 결국 모든 걸 잃는 장정 역에 꼭 들어맞았다. “존경받는 가장! 고거이 내 꿈이여.” “느그들, 이 성 믿고 따를랑가?’하며 툭툭 내 뱉는 대사는 스크린에서처럼 힘이 있었고, 매일 연극을 하는 배우처럼 자신감이 넘쳤다. 14년 만에 오른 무대라는 걸 믿을 수 없을 만큼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쳤다. 조근조근 대사를 읊다가, 순간 폭발해야 하는 감정 처리에도 능숙했다. “이 새끼, 집이 잘못 되믄 너 죽을 줄 알어!” 하고 화를 내다가 금세 “달래야이, 성아 금방 갔다오께”하며 살가운 얼굴을 한다. 특유의 유머러스함도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연극은 짜임새 있는 영화처럼 두 시간 내내 지루할 틈이 없고, 장정의 시적인 방백 등 무대에서만 가능한 형태는 극이 고민하고 있는 지점을 더욱 부각 시킨다. 결국 장정의 가족을 통해 사회를 엿볼 수 있는 게 이 연극의 가장 큰 미덕. ‘가부장적 폭력’에 익숙한 사회, 약자를 향한 적대와 곳곳에서 터지는 분열음, 인터넷 대립구도 등 2017년의 한국을 내밀하게 들여다 보는 대에 세기 말의 남자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했다. 3월 26일까지. 02-391-8223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mail 박동미 기자 / 썸랩  박동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아내 몰래 몽땅 넣었다 ‘쫄딱’…비트코인 이혼상담 ‘폭주’
▶ ‘나경원 파면’ 국민청원 3일만에 20만명 육박
▶ 中, 괌 1만m 심해에 美핵잠수함 ‘도청장치’
▶ 도심 제한속도 60→50㎞…한잔 마셔도 ‘음주’ 잡힌다
▶ 고대 올림픽, 올리브기름 바르고 ‘알몸 경기’… 엿본 여성..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거액 투자뒤 손해로 부부갈등“어떻게 나몰래 … 치가 떨린다”법률사무소에 이혼문의 폭주“가정경제 무너뜨렸다면 책임”“신랑이 ‘마통’(..
ㄴ 韓진출 ‘中거래소’에 15만명 줄섰다
ㄴ 고객돈을 거래소 대표명의 계좌로 … 가상화폐 관리 엉망
北 “2월8일 강릉아트센터·11일 국립극장 예술단 공..
세계 1위 나달, 호주오픈 8강전 5세트서 기권 탈락
고대 올림픽, 올리브기름 바르고 ‘알몸 경기’… 엿본..
line
special news ‘나경원 파면’ 국민청원 3일만에 20만명 육박
최단 기간에 답변 요건 채울 듯…위원직 박탈 권한은 조직위에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을 평창동계올림..

line
김현희 “KAL기 폭파는 88올림픽 막기위한 임무였..
도심 제한속도 60→50㎞…한잔 마셔도 ‘음주’ 잡힌..
中, 괌 1만m 심해에 美핵잠수함 ‘도청장치’
photo_news
“귀신이라도 본 줄”…멀쩡히 걸어나간 사지마..
photo_news
‘베트남의 전지현’ 민항 한국어 앨범 내고 한국..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시한부 남자와 거리의 여자, 한 달 간의 ‘치명적 사랑’
[인터넷 유머]
mark저금통 샀다가 혼난 게임광 남편 mark못생겼다는 말 대..
topnew_title
number 상무 축구선수, 괌서 한국인 여성 성폭행 혐..
‘한국=조세회피처’ 오명 벗어…EU, 조세 블..
‘박항서 기적’ 베트남, 카타르 꺾고 AFC U-..
손인사 나누다 28명 사상자낸 고속버스 운전..
검찰 조여오자… MB, 법률팀 꾸려 맞대응
hot_photo
김소현 ‘물오른 20살 미모’
hot_photo
GFC02 계체량 나타난 글리몬걸
hot_photo
‘섹시’ 청하, 매력 담은 새앨범 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