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6.27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방송·연예
[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17일(金)
‘남자충동’ 류승범의 카리스마… 무대서도 통했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남자충동’ 20주년 공연서 열연
‘가부장적 폭력’ 실감나게 표현


“튼튼허고 기운 좋은 으른 되라고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여. 이장정! 내가 좋아허는 사람이 있는디 말여. 그기 ‘꼴레오네’여. 영화 대부으 알 파치노여.” 어두운 무대 뒤편에서 어슬렁 걸어 나오더니 ‘대부’ 포스터 앞에 딱 선다. 어스름한 조명 아래 나지막이 첫 대사를 읊었다. 관객들은 그제야 ‘훅’ 숨을 내쉰다.

16일 저녁 서울 대학로 티오엠 1관. 330석 공연장이 오랜만에 만석이다. 바로 이 ‘장정’ 때문. 충무로의 독보적인 개성파 배우 류승범(사진)이 스크린이 아닌, 소극장 무대에 섰다. 1997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남자충동’(연출 조광화)의 20주년 기념 공연이다. 류승범의 연극 복귀는 14년 만으로, 주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0년대 초 목포의 낡은 일본식 가옥. 장남 ‘장정’은 가족을 지키고 싶다. 아버지 도박을 끊고 싶고, 어머니 가출을 막고 싶다. 남동생이 여장남자와 살림을 차리는 걸 용납할 수 없으며, 장애가 있는 여동생도 보호해야 한다. 그래서 ‘강한 남자’를 꿈꾸고, 가부장의 권위를 세우려고 한다. 빗나간 판타지다. 이는 폭력으로 구현된다. 아버지의 양손을 절단하고 남동생의 애인을 겁탈하며, 여동생 앞에서 사람을 구타하는 등 비극으로 치닫는다.

공격적인 눈빛과 다부진 몸,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그리고 주먹을 쥘 때마다 충동하는 폭력. 류승범은 ‘강한 남자’가 되고자 모든 걸 걸다가, 결국 모든 걸 잃는 장정 역에 꼭 들어맞았다. “존경받는 가장! 고거이 내 꿈이여.” “느그들, 이 성 믿고 따를랑가?’하며 툭툭 내 뱉는 대사는 스크린에서처럼 힘이 있었고, 매일 연극을 하는 배우처럼 자신감이 넘쳤다. 14년 만에 오른 무대라는 걸 믿을 수 없을 만큼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쳤다. 조근조근 대사를 읊다가, 순간 폭발해야 하는 감정 처리에도 능숙했다. “이 새끼, 집이 잘못 되믄 너 죽을 줄 알어!” 하고 화를 내다가 금세 “달래야이, 성아 금방 갔다오께”하며 살가운 얼굴을 한다. 특유의 유머러스함도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연극은 짜임새 있는 영화처럼 두 시간 내내 지루할 틈이 없고, 장정의 시적인 방백 등 무대에서만 가능한 형태는 극이 고민하고 있는 지점을 더욱 부각 시킨다. 결국 장정의 가족을 통해 사회를 엿볼 수 있는 게 이 연극의 가장 큰 미덕. ‘가부장적 폭력’에 익숙한 사회, 약자를 향한 적대와 곳곳에서 터지는 분열음, 인터넷 대립구도 등 2017년의 한국을 내밀하게 들여다 보는 대에 세기 말의 남자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했다. 3월 26일까지. 02-391-8223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mail 박동미 기자 / 조인트벤처  박동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北이 核 ICBM 능력 확보땐 ‘선제타격’ 이나 ‘미군철수’…..
▶ ‘K팝 스타6’ 보이프렌드 박현진, YG와 계약해지
▶ “송영무, 대령때 헌병과 모의 음주운전 관련기록 파쇄”
▶ “누가 교사 성추행 고발했는지 안다”…가슴 졸이는 여학생..
▶ ‘문준용 취업특혜 조작’ 국민의당 이유미 긴급체포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美 아시아전문가 오슬린 “사드 허용 안하면 동맹 심각”미국의 아시아 전문가인 마이클 오슬린(사진)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 연구원은..
mark‘문준용 취업특혜 조작’ 국민의당 이유미 긴급체포
mark창원 골프연습장서 외제차 탄 여성 납치·살해
‘문준용 의혹’ 제보조작 전말…“가짜녹음에 폰..
“송영무, 대령때 헌병과 모의 음주운전 관련기..
‘건설 중’ 원전 첫 일시중단…‘시민’에 공 넘긴..
line
special news 영화 ‘리얼’ 설리 “베드신, 꼭 필요한 장면…..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연기에 대한 성취감을 얻게 됐습니다. 아마 제가 이렇게 무엇에 대해 ..

line
30대 한국 남성, 태국 방콕서 알몸 추락사…경..
“누가 교사 성추행 고발했는지 안다”…가슴 졸..
김성우 전 수석 “朴, ‘비선실세’ 물으니 ‘비참하..
photo_news
‘K팝 스타6’ 보이프렌드 박현진, YG와 계약해지
photo_news
“산호초 그레이트배리어리프…현금 환산가치 48조원”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153) 56장 유라시아 - 6
illust
[인터넷 유머]
mark얼마나 외로웠으면
mark거시기 할 때 유형
topnew_title
number ‘골프연습장 납치’ 피해자 추정 시신 발견…..
“임신한 北送 탈북여성들 강제로 임신중절 ..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사기꾼 상대 3억원 사..
새 법무장관 박상기 지명… 국민권익위원장..
‘소개팅앱’ 1000여개…황당, 당황, 불편 끝 탈..
hot_photo
손나은 ‘질투를 부르는 개미 허리..
hot_photo
전지현, 둘째 임신…“10주 됐습니..
hot_photo
박정현, 캐나다 교포 대학교수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