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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재용 구속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17일(金)
삼성그룹 창사이래 첫 ‘총수부재’… 비상경영 체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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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79년만에 구속사태 ‘충격’

연매출 300조원 육박 기업
총수결단 사안 사실상 스톱
CEO 집단협의체 운영 전망

하만 등 M&A 차질 불가피
지배구조 개편도 연기될 듯
인사·공채계획 등도 불확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구속되며 연간 매출액 300조 원에 달하는 삼성그룹이 1938년 창사 이래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삼성은 당분간 CEO 집단협의체 운영을 통한 비상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인수·합병(M&A), 지배·사업구조 재편 및 투자 등 ‘큰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들은 당분간 ‘올스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이 추진 중인 ‘비(非) 유기적 성장’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 유기적 성장은 전문 기업 인수를 통해 해당 분야에서 한 번에 10년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내부 개발 역량에 의존하는 유기적 성장과 달리 단기간 대규모 비용이 발생해 총수의 결단이 필수적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80억 달러·약 9조2000억 원)로 전장 기업 하만을 인수한 바 있다. 이 부회장 구속에 따라 조만간 열릴 하만 주주총회에서 양측 간 M&A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배·사업 구조 재편도 기약이 없게 됐다. 특히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해법을 내놓겠다고 밝혔으나 현재로서는 논의 자체가 어려운 형편이다. 지주사 전환의 전 단계로 거론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물론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등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으며 이 부회장 구속의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간금융지주 도입의 경우 국회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가 필수적이지만 요원한 일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임기가 정해진 CEO로서는 대규모 M&A 등을 추진하는 데 권한과 책임에 한계가 있어 총수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M&A를 멈추면 비유적 성장을 추진했던 삼성 입장에서는 수십 년을 잃어버리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할 때까지 CEO 집단협의체 방식으로 그룹을 운영했으나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등 사업에서 경쟁업체들에 따라 잡히는 결과를 감내해야 했다.

임원 인사 등은 이미 차질을 빚고 있다. 삼성은 매년 12월 1일 사장단 인사를 한 후 순차적으로 임원, 직원 인사를 해왔지만 현재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인사가 연기되며 2017년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했고 상반기 채용 계획 역시 확정하지 못했다. 취업준비생들은 채용시장의 ‘큰 장’인 삼성의 공채 소식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조직 기강 해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고 미래전략실(미전실) 역시 해체될 예정이어서 조직의 기강을 다잡을 ‘시어머니’가 없어진 꼴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미전실조차 이미 죽은 권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마저 더 늦어지면 조직이 느슨해지고 관료화되기 쉽다”면서 “인사는 조만간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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