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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황진선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17일(金)
우병우 수사가 검찰개혁 向方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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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선 논설위원

지난해 11월 촛불 시위가 시작된 이후 시위 현장에서 가장 많이 터져 나오는 구호 가운데 하나는 ‘검찰 개혁’이다. 검찰이 공익의 대변자, 정의의 구현자로서 사명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심판에 회부된 데에는 검찰의 책임도 크다. 검찰은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라도 국민의 의사 표현인 헌법과 법률을 지키도록 함으로써 주권재민(主權在民)을 실현할 의무가 있다. 검찰이 법치주의의 파수꾼으로서 제 역할을 했다면 오늘 같은 사태에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검찰보다 책임이 큰 데가 박 대통령을 보좌한 민정수석실일 것이다.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민정수석은 검찰·국정원·국세청·경찰·감사원 등 사정기관의 업무를 총괄한다. 최고급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권력기관의 정점이다.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 후보의 비리나 위법 등 자질 부적격을 심사하고, 대통령의 친인척 등 최측근의 비리를 감시·감독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최종 표적은 물론 박 대통령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그다음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검찰에 출두하면서 질문하는 여기자를 째려보고, 검찰 수사관 앞에서 팔짱을 끼고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황제 소환’ 비판을 받았다. 28일이 만료일인 1차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 특검은 우 전 수석 수사로 대미(大尾)를 장식하게 된다. 특검 수사의 성패는 박 대통령과 함께 우 전 수석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 전 수석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핵심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알면서도 묵인 또는 방조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2014년 12월 최순실 씨 전남편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청와대 내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청와대 행정관 박관천 경정은 “우리나라 권력서열은 최순실 씨가 1위, 정윤회 씨가 2위, 박근혜 대통령은 3위”라고 말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런데도 우 전 수석은 최순실이라는 이름만 인지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 당시 검찰이나 우 전 수석이 정윤회 문건을 제대로 수사했거나 ‘권력서열기밀’을 모르는 체 넘어가지 않았다면 국정농단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우 전 수석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찍어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전 감찰관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내사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 전 감찰관은 기자와 통화해 업무 정보를 누설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우 전 수석은 법무부와 검찰 요직에 자기 사람을 앉히고 수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5년 초 우 수석이 취임한 뒤, 당시 검찰총장이 앞으로는 “전화를 삼가 달라”고 요청해 총장과 우 수석 사이가 내내 껄끄러웠다는 내용이 지난해 8월 보도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검찰에 청와대나 정치권의 목소리를 전달하거나 관철하려 했을 것이다.

이젠 정치권에서도 검찰개혁이 유행가처럼 됐다. 검찰이 요즘처럼 밖으로는 권력 유착 손가락질을 받고, 안으로는 잇따른 부패 사건으로 충격을 준 적이 있었는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우리처럼 검사가 수사권, 수사 지휘권, 기소권, 공소 유지권을 독점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2010년 ‘그랜저 검사’, 2011년 ‘벤츠 여검사’, 2012년 김광준 부장검사의 조희팔 뇌물 수수, 2016년 홍만표 변호사 로비 의혹,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 대박’, 김형준 부장검사의 스폰서 의혹 사건 등 내부 비리가 잇따르는 것도 무소불위의 권력 탓이다.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게 돼 있다.

정치권 등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고 비대한 권한을 견제하기 위한 여러 외과적 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자정 노력은 믿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경찰 수사권을 독립시키고, 검찰은 보충적 수사만을 하도록 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검찰총장의 선출직 전환, 검사장 직선제 같은 파격적 개혁 안도 나온다. 청와대에 검사를 편법으로 파견하는 관행은 아예 없애야 한다. 우 전 수석이 반면교사다. 그에 대한 특검 수사가 검찰이 바로 서는 전기가 되었으면 한다.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이 절절히 와 닿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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