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원대 회삿돈 횡령 혐의 임오그룹 회장, 1심 집행유예

130억 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주방용품 전문기업 임오그룹 임오식(68) 회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 김양섭)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임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임 회장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주방용품 등을 회사 직매장에서 팔면서 매출액을 고의로 빠뜨리거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회사에 근무하지 않는 친인척 등에게 급여를 준 것처럼 임금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등 약 13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임 회장이 회사 내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등 범행을 저질렀고, 내부고발자에게 부당한 처벌을 하고 증거를 인멸하는 등 수사기관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임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 중 2005년에서 2006년 사이 매출액 56억 원 상당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 “차명계좌를 이용했다거나 그 금액을 사용했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이 금액을 피고인이 개인 용도로 횡령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임 회장이 명의를 이전해 그룹소유의 사업장 매출을 빼돌리려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범죄 내용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그러나 임 회장이 29억 원의 급여를 허위로 지급 처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업무와 무관하게 피고인이 돈을 직접 관리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이상 횡령을 인정할 수 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