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헌재 탄핵심판>“朴대면조사 금주 중반까지 꼭 필요”

특검, 진전 없어도 애걸안해
‘朴 자발적 의사’ 기다리는중
거부땐 朴측에 부메랑 인식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수사의 ‘종착지’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이번 주 초·중반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면서도, 또다시 ‘애걸하며’ 대면조사를 성사시킬 필요는 없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이날까지도 특검팀과 박 대통령 측과의 대면조사 협의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 측과 조사 일정 협의를 위한 ‘협상 테이블’을 유지하되, 먼저 접촉하지 않고 철저히 상대의 연락을 기다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특검팀은 그간 조사 성사를 위한 모든 노력을 한 만큼, 이제는 “조사받겠다”는 박 대통령 측의 ‘자발적 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측이 더는 특검에 ‘큰 소리’를 내지 못하게 됐다는 상황 판단도 특검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배경이다. 박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특검이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특검 수사가 얼토당토않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법원이 17일 박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네 혐의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 결과적으로 뇌물수수자에 해당하는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의 정당성을 간접 인정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최종 거부할 경우, 수사기관에 이어 법원의 판단마저 무시하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이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의 대면조사는 받겠다”는 박 대통령의 거듭된 대국민 약속도 부담 요인이다. ‘일정 유출’을 이유로 특검 조사를 거부한 적이 있는 박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조사를 거부하면, 이에 따른 책임은 오롯이 박 대통령이 져야 하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면조사 시 특검의 강공이 예상되는 점, 대면조사로 범죄혐의가 더욱 짙어질 가능성 등을 고려해 박 대통령이 어떻게든 대면조사를 회피하려 할 수 있다. 또 특검 조사에 불응하는 대신 헌재의 최종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