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軍공항 화성이전에 ‘民-民갈등’

화성주민 이해따라 여론 갈려
서부권 “매향리에 또” 반대집회
동부권은 소음피해 줄어 찬성

경기 화성시로 수원 군(軍) 공항을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지역별 이해관계에 따라 주민 여론도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이전 후보지로 지목된 우정읍 화옹지구(간척지)를 포함한 화성시 서부권은 반대하는 이들이 많지만, 현재 수원 군 공항과 인접해 소음 피해를 보고 있는 화성 동부권은 찬성 여론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주민투표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주민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오는 28일 국방부 앞에서 집회를 열어 공항이전 방침 철회를 촉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화옹지구는 여전히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땅으로, 54년간 미 공군 폭격장으로 고통받은 매향리가 코앞에 있어 피해를 봤는데 전투비행장이 웬 말이냐”며 실력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화옹지구가 있는 우정읍 일원에도 한국쌀전업농화성시연합회 등 단체의 군 공항 이전 반대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다.

반면, 수원 군 공항이 가까운 화성시 황계동과 진안·병점·기안·배양·동탄동 등 동부권역 주민이 결성한 군 공항 이전 화성추진위원회는 화옹지구로 이전 예비후보지가 지정된 것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재훈 추진위 사무처장은 “화옹지구가 예비후보지로 선정된 것은 이곳이 군 전략상 요충지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며 “이미 동부권 주민들은 소음으로 수원 못지않은 피해를 감내해온 만큼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이전이 추진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원 군 공항 탓에 소음 피해를 보는 권역의 인구가 화성시 전체 인구 65만 명의 3분의 1 수준인 20만4000여 명에 이르고, 군 공항 이전부지의 첨단 산업단지 개발을 원하는 동부권역 민심을 고려할 때 찬성 여론이 앞설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화성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