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200만개 창출 ‘트럼프 효과’?… 현실화는 미지수

  • 문화일보
  • 입력 2017-02-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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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한달’ 잇단 의문 제기

말만 요란… 구체 내용 없어
제조업 분야 일자리 강조에
“시대착오적인 발상” 지적도

“통상적 채용… 새 정부 무관”
일부 기업들 분명한 선긋기
아베 약속한 70만개도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 1개월을 맞은 가운데 그가 당선 후부터 강조해 온 ‘일자리 창출 드라이브’에 대해 실효성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그의 당선 후부터 최근까지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직·간접적인 관련성을 가지고 거론된 미 국내외 기업·기관의 일자리 창출 규모는 약 200만 개에 달하지만 일부는 구체적 내용이 미지수이거나, 심지어 일부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무관한 고용 확대라며 선긋기를 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유독 제조업 분야 일자리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란 지적도 나온다.

최근 미국 시사잡지 ‘더 애틀랜틱’ 등은 고용 창출에 대한 ‘트럼프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때 멕시코 등 해외공장 건설로 미국 내 일자리를 감소시켰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집중 공격을 받았던 자동차 제조분야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관계 없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내 투자가 계속 증가해 왔다는 것이다. 미국자동차제조업연맹(AAM) 관계자는 더 애틀랜틱에 “최근 자동차업체들이 취하고 있는 방침은 새로울 게 없다”며 “각 회사들이 ‘메이드 인 USA’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서 오는 이점을 알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 3대 팩트체크 그룹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대의 ‘FactCheck.org’도 최근의 일자리 창출 계획 중 상당수는 트럼프 행정부와 무관한 것이고 “기업 활동의 통상적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토요타,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 국내외 자동차업체들도 미국 내 수백∼수천 개의 신규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련의 고용창출 계획 발표에 대해 트위터에 ‘고맙다(Thank you)’ 또는 ‘나 때문에(Because of me)’라고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과시했다.

또 지난 1월 미국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인 10만 개의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한 아마존에 대해 미국의 한 분석가도 “아마존의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그간 아마존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정규직 직원수를 35∼45%까지 늘려왔다”며 “(새로운 고용 창출 계획으로)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IBM, 델타항공, 유통대기업인 월마트나 크로거도 각각 1만∼2만여 명의 신규고용 계획을 발표했지만 크로거는 지난해에도 퇴역군인 9000명을 포함해 1만2000명을 새로 채용한 바 있다.

각각 100만 개 및 7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거론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계획도 실현이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 일본은 ‘환율조작국’이라고 비판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이들 국가들과 통상·환율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강경입장에 따라 중국 업체인 알리바바와 일본 정부의 미국 내 일자리 창출 계획이 그대로 실행될지 미지수란 지적이다.

한편 미 일간 보스턴글로브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매력을 잃은 제조업 분야 일자리 창출은 그를 지지한 고졸 노동자층 유권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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