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독주·역풍…‘좌충우돌 한달’… 트럼프, 지지층 유세로 반격 채비

기득권·언론공격 勢 결집
전열 정비뒤 또 독주 전망

‘진격의 2주’와 ‘역풍의 2주’를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일 맞은 출범 1개월을 계기로 ‘반격’에 나설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한 반격의 무기는 언론·정보기관 등 기득권층에 대한 공격과 지지층을 겨냥한 대규모 유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도 예고한 것으로, “트럼프가 지난해 선거 캠페인에서 보여준 전략과 같은 ‘안락지대(comfort zone)’로 되돌아갔다”고 로이터 통신은 19일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한 달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롤러코스터’였다. 첫 2주는 취임 당일인 1월 20일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 완화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키스톤XL·다코타 송유관 건설 재협상→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 건설→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으로 이어지는 ‘일방독주’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동안 서명한 대통령 행정조치도 행정명령 12개를 포함해 총 26건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역풍이 불어닥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기점은 취임 2주 만인 지난 3일 내려진 연방법원의 반이민 행정명령 효력 중단 결정으로, ‘무소불위’ 대통령 권력에 제동이 걸렸다. 인사에서도 난맥상이 펼쳐졌는데,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게이트’로 사퇴했고 앤드루 퍼즈더 노동부 장관 지명자는 ‘불법 가정부 고용’ 논란 등으로 자진 하차했다. 또 백악관 내부 권력투쟁도 깊어지면서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스티브 배넌 수석 전략가의 불화설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그렇다고 쉽게 물러날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다. 플린 경질을 계기로 전열을 재정비한 트럼프 대통령이 반격 채비를 하고 있는 것.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언론·정보기관 등을 비판,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보여준 ‘남탓’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프리버스 비서실장도 19일 “부정확한 보도는 완전 쓰레기(total garbage)”라며 동조하고 나섰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에는 “인생이 선거운동”이라며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를 가져다준 플로리다주에서 첫 유세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를 통해 결집한 지지를 바탕으로 이르면 21일 효력이 중지된 반이민 행정명령을 대체하는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독주’ 시도는 또다시 미국에 혼란과 갈등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이날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트럼프의 언론 비판은 바로 독재자들이 (독재를) 시작하는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