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사·노동자 선수로 EPL 반란 이끈 ‘흙수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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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리그 링컨 8강행 코울리
구단 창단 133년 만의 ‘쾌거’
“보통 사람들 희망 위해 최선”

잉글랜드 프로축구 5부 리그 링컨시티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행을 이끈 대니 코울리(39·사진) 감독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링컨시티는 19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16∼2017 FA컵 16강전에서 1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번리를 1-0으로 제압했다. 구단 창단 133년 만의 8강 진출. 5부 리그 이하 팀으로는 1914년 퀸즈파크레인저스 이후 103년 만에 처음으로 8강에 올랐다.

코울리 감독은 2007년 29세의 나이에 9부 리그 콩코드 레인저스의 지휘봉을 잡으며 지도자로 입문했다. 코울리 감독은 2015년까지 콩코드를 세 계단이나 높은 6부 리그까지 끌어올렸고 그해 5부 리그 브레인트리 타운으로 옮겼다. 이때까지 코울리 감독은 체육 교사와 감독직을 병행했다. 하부 리그에선 감독과 선수 모두 축구에 전념하기 어렵다. 축구만으로는 가계를 꾸려나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코울리 감독은 2016년 링컨시티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교사직을 그만두었다. 축구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의지. 역시 체육교사였던 그의 동생 니키(34)도 사직서를 내고 코치진에 합류했다.

링컨시티 선수단은 대부분 투잡에 종사하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FA컵 64강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네이선 아널드는 미용사를 겸직하고 있다.

또 최전방 공격수 매스 리드는 불도저 등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한 경력의 소유자. 하지만 링컨시티는 FA컵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안기고 있다.

코울리 감독은 “지금처럼만 한다면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 강팀들과의 경기에서도 기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를 보고 희망을 얻는 보통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