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넘쳐나는 ‘이방카’… 상표 등록신청 65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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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발음 ‘이완카’ 기업만 40곳
트럼프 발음 딴 상표도 80개
美 - 中 대립각인데 아이러니

중국 정부가 취임 후 경제적·외교적 압박 강도를 높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장녀인 이방카(사진) 이름 사용권을 확보하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방카는 주미 중국대사관이 주최한 춘제(春節·중국 설) 행사에 참석하는 등 중국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중국 기업들의 상표 등록 신청이 급증했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기업들이 최근 들어 ‘이방카’(Ivanka)를 상표로 사용하기 위해 신청서를 줄줄이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65개 기업이 영문명인 이방카를 상표로 사용하겠다며 등록신청을 냈다. 이방카 상표 등록으로 신청한 기업은 벽지 회사에서부터 주류 회사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이징(北京)의 한 체중감량 관련 서비스 회사는 화장품과 영양보조제 등 무려 10개 제품에 이방카를 쓰겠다고 신청했다. 또 한 회사는 자사가 생산하는 화장지에 이방카라는 이름을 쓰고 싶다며 상표 등록 신청을 했다. SCMP는 이들 기업이 신청한 이방카 상표 사용 여부를 현재 심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방카의 영문명은 상표 등록 여부가 심사 중이지만 중국어 발음인 ‘이완카’(伊萬잡)는 이미 사용 중인 중국 기업들이 40개나 된다. 중국 전국기업신용신식계통에 따르면 이완카를 상표 등록한 기업들은 대부분 의류나 화장품, 속옷 회사들이라고 SCMP는 보도했다. 이방카의 인기가 높은 것은 이방카가 지난 1일 주미 중국대사관이 개최한 ‘2017 춘제 환영 및 중국 문화의 밤’에 딸 아라벨라와 함께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는 등 중국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인 때문이다.

대중 압박 정책을 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이름도 중국 기업들 사이에 인기는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 이름의 중국어 발음인 ‘터랑푸’(特朗普), ‘촨푸’(川普)라는 상표를 등록한 기업도 80곳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이 유명인 이름을 그 사람 동의 없이 상표로 등록할 수 있는 것은 중국 법이 외국인 이름이나 그 이름의 중국어 발음을 상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중국에 부동산 사업용 트럼프 상표를 등록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트럼프 상표 126건을 신청해 77건을 등록했다. 이방카는 2012년에 신발과 의류 등에 대한 이방카 상표를 등록한 바 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