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 안보사령탑에 육군 중장 맥매스터

트럼프, 플린 후임으로 임명
또 軍 출신… 강경기조 예상
중동문제 정통한 군사 전략가
아웃사이더 트럼프와 잘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러시아게이트’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임에 허버트 레이먼드 맥매스터(55) 현역 육군 중장을 임명했다.

플린 전 안보보좌관에 이어 후임에도 군 인사가 인선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포함한 외교·안보정책은 강경 기조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보좌관에 또다시 3성 장군을 임명하면서 ‘군(軍) 중용’ 인사 기조를 재확인했다. 현역 장성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육군 중장 출신으로서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으로 활동해온 키스 켈로그 국가안보보좌관 직무대행을 안보보좌관 비서실장으로 인선하면서 국가안보회의는 군 출신 인사가 좌지우지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군인 선호는 현역 육군 중장인 맥매스터 신임 안보보좌관 임명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게이트’로 낙마한 3성 장군 출신의 플린 전 안보보좌관 후임으로 1차적으로 고려한 인사도 해군 특전단 네이비실 출신의 로버트 하워드 예비역 제독이었다. 또 하워드 제독이 고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2차로 후보 4명을 면접했는데, 이 중 3명이 군 출신이었다. 여기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도 4성 장군 출신이다.

기갑병과 출신의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은 1984년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고,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미국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군사 전략가다. 중부사령부(CENTCOM)에서 여러 직책의 참모를 거친 뒤 육군교육사령부 혁신의 중심인 육군능력통합센터(ACIC)의 센터장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에 참전했고, 군사작전·전략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육군의 지성’으로 평가 받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은 군 내부에서는 “이라크전에서 다른 반테러 전략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를 증명해 미군 전략을 바꾸는데 공헌한 군사 전략가”(NYT)지만, 중앙 정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

그는 1970년대 베트남전 당시 미 합참의장의 역할과 2003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 개시 결정을 비판한 ‘비주류’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2006년과 2007년 부시 행정부에서 준장 진급에서 2차례나 누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이 ‘육군의 지성’이자, ‘인습타파 장군’이라는 별명을 동시에 얻은 이유다. 일부에서는 대(對)중동 군사전략에 정통한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이 대북정책에서도 강경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의 대북·대아시아 정책에 대한 견해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북정책 주도권은 매티스 국방부 장관이 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