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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22일(水)
불가리아 反체제인사 毒우산에 찔려… 하마스 지도자 귀에 毒스프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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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각국의 독살 시도

러 운동가, 최근 독극물 중태
유셴코, 얼굴 곳곳 ‘중독 흔적’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독살로 세계의 독살 사건이 주목받고 있다. 독살은 오래전부터 권력자들이 정적이나 반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는데 대부분 러시아 등 구공산권 국가를 비롯한 권위주의 국가에서 많이 발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일 ‘반(反) 블라디미르 푸틴’ 성향의 러시아 시민 운동가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35)가 급성 중독으로 중태에 빠졌다. 가디언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2015년 사망한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를 기리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러시아에 머물렀던 카라-무르자는 ‘미확인 물질로 인한 독살시도’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최근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넴초프와 함께 반푸틴시위를 조직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주도한 소치 올림픽 관련 부정·비리 보고서를 공동 작성하기도 했다. 카라-무르자의 아내는 “푸틴은 살인자”라며, 이 독살 시도가 러시아 당국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에는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던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정보 요원인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210에 의해 독살됐다. 당시 그는 FSB 요원 2명과 차를 마시고 집으로 들어온 뒤 쓰러져 약 3주 만에 사망했다. 조사 결과 FSB 요원이 리트비넨코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4년 반러 성향의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후보의 화학물질 테러도 러시아 정보당국이 배후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러시아의 지지를 받던 대선후보로 알려졌던 빅토르 야누코비치와 경쟁하던 그는 맹독성 화학물질인 다이옥신에 중독돼 얼굴을 크게 다쳤다. 이로 인해 그는 몇 주간 선거 유세를 할 수 없었으며 얼굴에 깊은 상처가 남았다. 그는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고 오렌지 혁명에서 대중의 지지를 받아 야누코비치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유셴코의 지지자들은 독살 테러 배후에 FSB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소련의 위성 국가로 분류됐던 불가리아의 비밀 경찰이 주도한 이른바 ‘우산 독살 사건’도 유명하다. 1978년 런던에서 언론인이자 불가리아 출신 반 체제 인사인 게오르기 마르코프는 출근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중 우산 끝에 다리를 찔렸다. 게오르기는 독극물이 체내에 퍼지면서 4일 만에 사망했다. 영국 정부는 부검 결과 시신에서 치명적 독극물인 리신 성분을 발견했다. 우산 살이 결과적으로 독약을 몸 안에 퍼지게 한 셈이다. 이는 2005년 해제된 불가리아 기밀문서를 통해 당시 소련 국가안보위원회(KGB)의 협조를 받던 불가리아 비밀경찰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도 수많은 독살 시도가 있었다. 1997년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칼리드 마슈알의 귀에 독이 든 스프레이를 뿌려 독살을 시도했다. 이후 모사드는 하마스 측에 붙잡힌 모사드 요원 석방 조건으로 해독제를 제공했고 당시 혼수상태였던 마슈알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2004년에는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프랑스의 군 병원에서 돌연사했다. 당시에도 이스라엘은 가장 강력한 독살 배후로 지목됐다. 이후 스위스 전문가들은 아라파트의 소지품에서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이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한편 600번이 넘는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지도자도 있다. 바로 피델 카스트로(1926∼2016)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다. CNN에 따르면 쿠바 비밀정보국의 수장을 지낸 파비안 에스칼란테는 카스트로 전 의장에 대한 634번의 암살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카스트로 암살시도는 주로 미중앙정보국(CIA)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1963년 초콜릿 밀크셰이크에 독약을 탔으나 셰이크가 녹으면서 독극물의 효력이 떨어져 실패했고, 독이 묻은 시가나 펜을 건네 독살하려는 시나리오도 있었다. 이 같은 암살 계획은 1975년 CIA보고서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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