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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22일(水)
북한의 암살 역사… 교통사고·독침 → 청부살해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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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펜형 독침.
- 총괄·암살·지원組로 역할 분담

2011년 中활동 對北선교사
연이틀 2명 독침테러로 숨져

2015년 김양건 돌연 사망
교통사고 위장한 암살 의혹

정찰총국·보위성 등서 운영
최근 ‘동남아處’ 역할 주목

최고존엄 모독 때 응징수단
복수조직 협력 성공률 높여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된 배후에 북한이 연루됐다는 사실이 말레이시아 경찰 수사 결과로 드러남에 따라 북한의 암살 역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수사 결과를 놓고 보면 북한의 이번 암살은 기획 총괄조와 암살조, 지원조로 치밀하게 짜인 시나리오에 따라 북한·말레이시아·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다국적 청부 업자들까지 동원한 신종 살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 ‘몰래 사람을 죽인다’는 뜻의 ‘암살(暗殺·assassination).’ 암살은 없는 죄를 만들어 공개적으로 처형하는 숙청의 개념과 다르다.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즉 누구에 의해 범죄가 발생했는지 파악을 할 수 없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 숨어있다.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도 마찬가지다. 비록 북한의 범행 장소가 인적이 붐비는 국제공항이었고, 특히 입출국으로 바쁜 오전 9시쯤이었다고 하더라도 자칫 이 사건은 미궁에 빠질 소지가 적지 않았다. 만약 김정남이 독극물 공격을 받은 이후 신속하게 자구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사인을 심장마비로 판단했을지 모를 일이다. 실제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이 흡입한 독극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다.

암살은 보통 정치적 목적이 있다. 잠재적 또는 현실적 정적(政敵)을 제거한다거나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또는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요인 암살을 실행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북한의 경우는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최고 존엄’과 ‘신성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모독한 죄에 따른 응징으로 암살이 실행되기도 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김정은 체제의 대안 세력을 사전에 제거하고 국제사회에 김정은 정권 교체시도를 미리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북한은 정치적 암살 역사의 교과서로 꼽힌다. 김일성이 정권을 수립한 때부터 현재 김정은 체제에 이르기까지 북한 정권은 현대 정치사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암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왔다.

실제 지난 1968년 청와대 습격사건과 1983년 버마(미얀마) 아웅산 폭파 테러사건, 1997년 이한영 피살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2011년 8월 21일 중국 단둥(丹東)에서 대북 선교 활동을 하는 김창환 선교사가 북한의 독침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다음 날인 8월 22일 중국 옌지(延吉)에서도 10여 년간 대북 인권 활동을 해 온 강호빈 목사가 독침에 찔려 중태에 빠졌다. 강 목사는 기적적으로 소생했지만 이듬해 5월 27일 교통사고로 끝내 숨졌다.

북한 내부에서도 암살의 흔적은 종종 발견된다. 2015년 12월 말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의 갑작스러운 사망 사건에 대해 북한 당국은 교통사고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둘러싸고 김정은 또는 군부의 암살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통사고는 북한 거물들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김용순 전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2003년 6월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다가 같은 해 10월 사망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2010년 6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2013년 처형된 장성택도 2006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북한은 암살 목적으로 정찰총국, 국가보위성 등 주요 핵심 정보·보안 부처 내부에 요인 암살 조직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찰총국 중에서도 해외정보국 ‘동남아처’가 주목받고 있다. 해외정보국은 해외에서 한국 관련 정보를 수집할 뿐만 아니라 테러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구주(유럽 담당)·미국(북미 담당)·중국·동남아와 기타지역 담당 등 5개 이상의 ‘처(處)’를 두고 있는 것으로 우리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번에도 정찰총국 외에 국가보위성 등이 김정남 살해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사건인 만큼 암살 성공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 복수의 조직이 관여하는 시스템으로 암살이 실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에 청부살해라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북한이 2014년부터 청부살해로 암살 전략을 변경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만용·박정경 기자 mykim@munhwa.com
e-mail 김만용 기자 / 정치부 / 차장 김만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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