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 히가시노 對 히가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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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기린의 날개’
나란히 베스트셀러 10에
각 서점서 엎치락뒤치락

서점가에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사진)와 히가시노 게이고가 맞붙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현대문학)이 최근 교보문고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일본 소설로 조사된 데 이어, 작가 스스로 최고 걸작으로 꼽고 싶다고 밝힌 신작 ‘기린의 날개’(재인)가 최근 번역, 출간돼 나왔다. 교보, 예스24, 알라딘 등 각 서점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기린의 날개’는 나란히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10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점에 따라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한 곳도 있고, ‘기린의 날개’가 더 높게 집계된 곳도 있듯이 히가시노의 두 작품이 경쟁하고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지난 2014년에 출간된 이후, 소설의 제목처럼 기적처럼 4년째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 상위 순위를 지키고 있다.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면서 벌어지는 따뜻한 이야기로, 폭넓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유행인 타임 슬립이라는 장치에, 청년 실업, 젊은층의 상실과 좌절이라는 주제, 주변의 작은 도움으로 이를 딛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주제와 내용이 두루 한국 독자들에게 소구한 결과로 보인다.

히가시노의 대표 시리즈 ‘가가 형사 시리즈’의 아홉 번째 작품인 ‘기린의 날개’ 역시 감동적인 휴먼스토리로 ‘용의자 X의 헌신’ 등 그의 전작들이 그렇듯 영화로 만들어져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어느 늦가을 밤, 도쿄(東京) 한복판 니혼바시(日本橋) 다리에서 중년 남자가 가슴을 칼에 찔린 채 발견된다. 남자는 다리에서 한 블록 떨어진 지하도에서 칼에 찔린 뒤 사력을 다해 다리까지 걸어온 뒤 다리 중앙에 있는 기린 조각상을 향해 기도하는 자세로 쓰러진 것. 그는 병원으로 이송되지만 숨을 거둔다. 그로부터 두 시간 후, 사건 현장 인근 공원에서 한 청년이 경찰의 불심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트럭에 치여 의식불명에 빠진다.

청년의 소지품에서 사망한 남자의 운전면허증과 지갑 등이 발견되면서 그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다. 하지만 용의자 청년의 사건 당일 알리바이가 확인돼 수사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에서 가가 교이치로 형사는 탐문 수사 끝에 피해자가 생전에 니혼바시 일대의 신사를 돌며 자신이 접은 종이학을 바치고 누군가를 위한 속죄와 구원의 기도를 해 왔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어 소설은 점점 진실로 육박해 들어간다.

구환회 교보문고 문학 담당 MD는 “세계적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영향력이 크지만 히가시노는 전문소설, 추리소설이 강점이고 다작임에도 일정 수준의 질을 보장해 마니아층이 두껍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교보문고 조사에 따르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함께 ‘용의자 X의 헌신’ ‘가면산장 살인사건’ ‘라플라스의 마녀’ 등 히가시노의 4작품이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일본 소설톱10에 랭크됐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