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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22일(水)
봄나물 삼색 연근 탕수, ‘동글동글’ 연근·두부·냉이… 봄내음이 참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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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나물 삼색 연근 탕수는 계절이 바뀌는 이 시점에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갖춘 건강 메뉴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봄비가 내리고 싹이 튼다’는 우수(雨水)가 지났다. 꽃샘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지만 ‘우수와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수가 지나면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지고 봄기운이 돌며 초목이 움트기 시작한다. 시나브로 이렇게 봄이 다가오는 듯 하다.

추위가 덜한 날, 오랜만에 장을 보기 위해 아내와 전통시장을 찾았다. 사람 사는 냄새를 물씬 풍기는 전통시장은 이 계절에 꼭 먹어야 할 다양한 식재료들로 채워져 있었다. 특히 채소 가게에 들르니 좌판에 봄을 알리는 나물들이 가득하다. 아주머니들은 나물을 먹기 좋게 손질해 바구니에 담아 ‘3000원’이라며 사가지고 가라고 외친다. 신선함이 가득한 봄나물의 향기에 나도 모르게 구입한 나물들이 금세 한 손 가득이다. 냉이, 두릅, 쑥, 전호나물, 연근 등을 사다 보니 어느새 나물 부자가 된 기분이다. 울릉도 산기슭에서 많이 자생하는 전호나물은 쑥 같은 생김새에 미나리와 비슷한 향을 내는데 오랜만에 시장에서 보니 더욱 반갑다.

장보기를 마치고 주전부리로 어묵꼬치를 하나 사먹었는데 참 꿀맛이다.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놓치고 지냈던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아내와 나누니 그것 또한 즐겁다.

집에 도착해 시장에서 구입해 온 나물로 저녁상을 차려본다. 먼저 향긋한 쑥은 다듬어 슴슴한 시골된장으로 맛을 낸 된장국에 넣어 끓이고, 귀한 전호나물은 독특한 향을 잘 느낄 수 있도록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초장에 찍어 먹도록 준비한다. 싱싱한 두릅은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데쳐 찬물에 헹구고 먹기 좋게 자른 후 소금과 깨, 참기름을 넣고 무쳤는데 그 맛과 향이 너무 좋다.

마지막으로 준비한 요리는 연근과 대표 봄나물인 냉이를 이용해 만든 ‘봄나물 삼색 연근 탕수’다. 연근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형체가 안 보이도록 강판에 갈고, 냉이는 식감이 부드럽도록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사용했다. 간 연근에 으깬 두부를 섞어 반죽해 동글동글 완자를 만들었는데, 아이들과 둘러 앉아 함께 만드니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내가 더 신이 난다.

‘봄나물 삼색 연근 탕수’는 진흙에서 땅의 기운을 받고 자란 겨울 식재료 연근과 추위를 이기고 땅 위에 올라온 냉이를 함께 활용한 요리로, 계절이 바뀌는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갖춘 건강 메뉴다.

연근은 대표 뿌리 채소로 비타민C의 함량이 귤의 1.5∼2배가 넘을 정도로 풍부하며, 섬유질과 실같이 끈적끈적한 복합단백질 뮤신이 많이 포함돼 몸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사찰음식을 하면서 가장 많이 접한 식재료가 바로 연(蓮)이 아닐까 생각된다. 연잎으로는 주로 찜요리와 밥과 차를, 연근으로 차와 밥, 부각, 조림 등으로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가운데가 빈 연 줄기는 ‘빨대’로 활용하고, 연꽃의 열매인 연자(蓮子)로는 연자밥 등을 지어 먹었으니 이렇게 버릴 게 없는 식재료도 참 드문 것 같다.

대표 봄나물 중 하나인 ‘냉이’는 비타민과 철분, 무기질 함량이 높아 춘곤증을 없애주고, 몸에 활력을 더한다. 냉이는 4월이 넘어가면 고유의 향을 잃어 나물로서의 가치가 상실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4월 초까지가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철이다. 냉이는 주로 ‘냉이 된장국’ ‘냉이 초무침’ ‘냉이 달래전’ ‘냉이 튀김’ 등의 일상 요리에 다양하게 사용 가능해 활용 빈도도 높다.

연근과 냉이를 사용해 만든 ‘봄나물 삼색 연근 탕수’는 반찬으로도 좋지만, 아이들이나 어르신 간식으로도 그만이다. 연근과 두부로 만든 완자는 건강함으로 꽉 찬 담백한 맛을 내며 살짝살짝 느껴지는 연근의 아삭함은 씹는 맛을 더한다. 완자는 튀기지 않고, 녹말가루를 묻혀 찜솥에서 쪄내 튀김 옷의 강한 맛보다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충실하게 살렸다.

아울러 백련초 가루, 단호박 가루 등을 완자 반죽에 넣어 자주, 노랑 색깔 완자로 변화를 줘 식욕까지 돋웠다. 냉이는 데치고 다져서 향이 살짝 날 정도로만 소량으로 완자에 넣고, 나머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탕수 소스에 넣었는데, 음식 전체에 은은하게 감도는 냉이 향이 일품이다. 완자를 한입 맛보면, 봄의 맛과 영양이 입속으로 들어오는 듯 하다.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봄나물들과 연근을 활용하니 어느덧 식탁 위에 봄 내음이 가득한 상차림이 뚝딱 완성된다. 이 계절 응집된 땅의 기운을 듬뿍 담은 소박하지만 건강한 제철 식재료 음식들로, 이른 봄의 향기를 한껏 느껴보시기 바란다.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어떻게 만드나


재료(2∼3인분 기준)

연근 300g, 두부 120g, 냉이 30g, 깨소금 1/2 작은술, 소금·참기름 1/4작은술씩, 색깔내기용 백련초가루·단호박가루 1/2작은술씩, 전분가루 2큰술, 탕수 소스(물 1/2컵, 설탕 3큰술, 간장 1큰술, 배·사과·오렌지 1/6개씩, 레몬 1/4개, 생강 1쪽, 식초 2큰술, 전분가루 1큰술)



만드는 법

1 연근은 깨끗하게 씻은 후 껍질을 벗기고, 강판에 갈아 놓는다. 갈아 놓은 연근은 면포에 넣고 물기를 짠다.

2 두부는 면포에 넣어 물기를 빼고 참기름과 소금으로 밑간을 한다.

3 냉이는 끓는 물에 데친 후 일부는 잘게 다지고, 나머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4 1과 2의 연근과 두부를 버무린 후 3의 잘게 다진 냉이를 소량 넣고 백련초가루(자주색), 단호박가루(노란색)를 각각 섞어 경단을 만든다. 그리고 전분가루에 굴린 후 김이 오른 찜솥에 10여분간 찐다.

5 탕수 소스 재료를 모두 섞어 끓인 후 3의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냉이를 넣고 탕수 소스를 만들어 놓는다.

6 4의 찐 완자를 접시에 담고, 5의 냉이 들어간 탕수 소스를 붓는다.



조리 Tip

1 연근은 흙이 적당히 묻어 있는 것이 신선하다.

2 연근은 껍질이 두꺼운 것보다 얇은 것이, 모양은 길고 곧은 것이 품질이 더 좋다.

3 사용하고 남은 연근은 키친타월로 잘 싸서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4 경단의 색깔은 치자, 백련초가루, 녹차, 단호박가루 등을 섞어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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