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6세 골퍼 토니 모리시(작은 사진)가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 내셔널 골프장 18번 홀에 마련된 ‘특설티’에서 프로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쪽 팔로만 티샷을 하고 있다. PGA투어 트위터 영상 캡처
혼다 클래식 출전 프로들 개막 앞서 ‘희망선물 특별경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에 출전한 정상급 프로들이 6세 외팔이 소년을 위한 감동의 이벤트를 펼쳤다.
개막을 하루 앞둔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 내셔널 골프장 18번 홀 그린 주변 50야드 지점에 ‘특설 티’가 마련됐다. 이곳에서 18번 홀 핀까지 가장 가까이 보내는 게임이 열렸다. 조건은 양팔이 아닌 한쪽 팔로 클럽을 휘둘러야 한다는 것. ‘외팔이 골프 챌린지’였다. 이 이벤트는 인근 팜비치 주피터에 거주하는 6세 외팔이 소년 골퍼 토니 모리시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마련됐다. 모리시의 아버지 조는 “아들이 프로들과의 대결에서 28-6으로 이겼다”고 설명했다.
이시카와 료(26·일본)는 핀에 5m 정도 붙였다. 이어 모리시가 능수능란하게 왼팔로 클럽을 휘둘렀고 3m에 붙였다. 이시카와는 “오 맙소사!”라는 감탄을 내놓은 뒤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른 프로들도 팔을 걷어 붙였지만 헛스윙이 나왔고, 볼을 때리더라도 그린에 미치지 못하거나 그린을 벗어나기 일쑤였다. 그린에서도 모리시의 ‘묘기’는 계속됐다. 한쪽 팔로 퍼터를 잡은 모리시는 3∼5m 거리의 퍼팅을 서너 차례 정확히 홀로 집어넣었다. 곁에 있던 스마일리 커프먼(26·미국)은 한쪽 팔로 퍼팅을 성공시키는 장면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모리시는 오른쪽 팔꿈치가 없는 선천성 장애를 지닌 채 태어났다. 생후 13개월 때부터 아버지와 TV로 골프대회를 시청했고, 18개월부터 장난감 골프채를 한쪽 팔로 휘두르며 스윙을 흉내 냈다. 부모는 본격적으로 골프를 가르치겠다며 집 근처 연습장으로 아들을 데려가 연습을 도왔다. 모리시는 ‘왼손잡이’ 버바 왓슨(39·미국)의 파워 스윙에 특히 흥미를 느꼈다. 모리시를 지도했던 한 티칭프로는 “오른팔이 없는 것을 핸디캡으로 여기지 않고 모리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골프를 즐긴다”고 말했다.
모리시는 3세 때 스윙 동영상으로 유튜브 스타가 됐고, 방송 출연과 잡지 등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어머니 마르샤는 “아들이 메이저리그에서 10년간 활약한 ‘조막손 투수’ 짐 애벗의 자서전을 즐겨 읽었다”면서 “모리시는 오른팔이 없다는 걸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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