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9.26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경제일반
[경제]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24일(金)
“연구과제 맡긴뒤엔 노터치… AI인재 믿고 지원해야 성과”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을 교육하다 보면 ‘정말 나를 알아 보는 건가’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며 “기술자로서 휴먼 레벨 AI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지만, 철학적으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 교수가 지난 20일 서울대 컴퓨터신기술공동연구소 연구실에서 휴머노이드 ‘나오’(NAO)를 바라보며 밝게 웃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AI전문’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인공지능’(AI)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신드롬’(syndrome)이라 할 만하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인공지능’이나 ‘AI’를 검색하면 한 시간 내 관련 뉴스만 50∼60개씩 나올 정도니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스마트폰에 AI가 탑재되더니 말귀 알아듣고 날씨를 알려주는 AI 스피커도 쏟아져 나온다. 하물며 바둑도 인간보다 AI가 더 잘 두는 세상 아닌가. 1956년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다트머스대 학술회의에서 수학자 존 매카시 박사가 처음 명명한 AI가 환갑을 맞은 이때 다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앞으로 한동안 AI가 인류 미래를 바꿀 핵심 기술이라는 데 이견을 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사회도 AI의 등장으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심지어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수준을 넘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극단적으로 암울한 미래를 점치는 이도 있다. 우리나라 AI 연구의 선두 그룹으로 꼽히는 장병탁(54)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AI로 인한 우리 사회 변화상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는 한국 경제에 AI가 활력을 찾아줄 희망은 있는 걸까. 지난 20일,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지 이틀 된 장 교수를 무궁한 궁금증을 갖고 찾았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컴퓨터신기술공동연구소 409호.

전선과 회로가 난무할 것만 같은 컴퓨터공학 연구실은 뜻밖에도 가정집처럼 꾸며져 있었다. 침대와 식탁도 있고, 심지어 주방과 거실도 있다. 거실에서 기자를 맞이한 건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와 ‘다윈’(Darwin)이다.

연구실에서는 ‘맘(Mom) 로봇’ 개발이 한창이다. 일종의 가정용 로봇이자 보모 로봇이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워킹맘 가정이 모델이다. 등·하교 시간을 상정한 시나리오로 로봇을 학습시키는 것이다. 로봇은 아이의 학교 일정에 따라 체육 수업이 있는 날은 운동화를 챙겨가도록 하고, 귀가하면 애니메이션 ‘뽀로로’를 통해 영어학습을 시켜 주기도 한다.

장 교수가 ‘나오’와 ‘다윈’ 등 연구실 로봇 가족을 간단히 소개해 준 뒤 마주 앉았다.

―AI를 적용하는 여러 분야가 있을 터인데, 왜 가정집이고, 왜 엄마를 선택한 겁니까.

“사람들이 AI를 지난 50년 동안 연구해서 얻은 교훈은 AI가 전문직은 잘하지만, 일상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사람에게 어려운 일, 복잡한 전문직은 AI가 대체로 잘합니다. 예를 들어 의사의 진단이라거나 금융 어드바이스 등 엄청난 지식이 요구되는 전문 직업 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잘해요. 그에 비해 일상생활을 구현하기는 몹시 어렵죠.”

운전을 처음 배우고 난 뒤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이 오히려 동네보다 쉬운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한다. 동네에서는 속도는 느리지만, 변수가 많아 운전이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AI도 일상생활에서는 돌발 변수가 많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회적으로도 필요한 부분이 많아요. 고령화 사회니까 어른을 돌봐야 하죠. 직장을 가진 엄마가 대부분이니까 아이를 돌봐야 하는 문제도 있고요. 사교육에 시간을 많이 쓰는데 AI로 교육을 보편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장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4년 뽀로로로 AI를 학습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183편의 뽀로로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인간의 뇌 신경망을 닮은 연상 메모리 구조를 통해 장면과 대사 사이 의미와 줄거리를 학습하도록 했다. 그림을 보면 대사를, 대사를 들으면 영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뽀로로 에피소드 다음편을 AI가 직접 창작하도록 할 계획이다. 등장인물의 성격과 말투 등을 이미 학습한 만큼, 스스로 이야기를 구성해 에피소드를 만들어보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학기 박사 논문 2편이 이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

연구실 분위기는 왠지 모르게 다소 들뜬 느낌이다. 이유를 물으니 이달 중으로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가 연구실 새 가족이 된다고 한다. 국내에 페퍼를 들여와 공식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국제인공지능학회 주관으로 열린 ‘로보컵’에서 소프트뱅크가 페퍼 10대를 연구용으로 싸게 제공한다며 과제를 공모했는데, 맘 로봇 프로젝트도 뽑혔다. 페퍼가 오면 집에 머무르는 사람이 어느 시간대 TV 시청을 많이 하는지, 주방으로 이동하면 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등 인간 행동에 대한 추가 학습을 하게 된다. 특히 사람 뒤에 서게 됐을 때 대화를 위해 자동으로 앞으로 이동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연구도 진행된다. 연구실이 가정집처럼 꾸며진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지난해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꺾은 바둑 AI ‘알파고’의 영향으로 최근 관심이 크게 늘었으나, AI 개념이 나온 지는 이미 반세기가 넘었다.

“1956년 처음 AI라는 용어가 만들어졌습니다. 수학자 존 매카시 박사가 얘기했죠. 그런데 그보다 6년 전인 1950년에 수학자 엘런 튜링이 이미 AI 아이디어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어요. 튜링은 컴퓨터가 논리적 추론에 기반하여 생각하는 기계의 개념을 생각했죠. 지금은 컴퓨터가 경험에 의해 학습하는 능력까지 갖추게 되었습니다.”

―AI 연구가 한때 침체기를 거쳤다면서요.

“지난 20년이 AI의 겨울이었습니다. 1980년대 한 차례 붐이 일긴 했죠. 일본이 1982년부터 AI 10년 계획을 세운 겁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가 끝나갈 즈음 애초 목표의 절반에도 도달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면서 침체기를 겪었습니다. 투자도 끊기고, 연구인력도 줄었죠. AI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었어요.”

그는 2011년이 AI 역사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해였다고 소개했다. 희대의 사건 3가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선 2011년 2월 IBM의 AI 왓슨이 미국 퀴즈쇼인 ‘제퍼디’에서 우승했고, 구글 자율 주행차가 주행 허가를 받았으며 애플이 아이폰에 AI 비서 ‘시리’를 탑재한 것이다.

이 같은 사건 이후 AI는 급격하게 발전하고, 이후 빅뉴스도 이어졌다. 2012년 ‘딥러닝’(인공 신경망 학습 방법 중 하나. 패턴을 찾아 분석하고 결과를 예측하도록 학습시키는 기술)이 기술적으로 안 풀리던 문제를 잘 푸는 것으로 판명됐고, 그러자 2013년부터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AI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구글이 2013년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만든 ‘디엔엔리서치’(DNNresearch)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했어요. 힌턴이 박사과정 학생 2명과 만든 회사인데, 딥러닝을 다뤘죠. 딥러닝에서 영상인식이 여전히 어려운 문제인데, 2012년 영상인식대회에서 딥러닝의 성능이 가장 좋게 나왔습니다. 그 이후 AI 연구가 딥러닝 계열로 이뤄지게 됩니다.”

이후 AI 관련 최고 학회인 ‘닙스’(NIPS·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를 중심으로 매머드급 선언이 이어졌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2013년 12월에 닙스에 참석해 AI 연구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14년 5월에는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가 딥러닝연구소를 실리콘밸리에 만들었고, 2015년 12월 닙스 학회 때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자기 4번째 회사인 ‘오픈 AI’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어요.”

머스크는 2014년 10월 “AI가 핵보다 더 위험하며 그것을 개발하는 것은 악마를 불러내는 일”이라고까지 말했었다. 그러던 머스크는 이듬해 1월 매사추세츠공대(MIT)에 1000만 달러를 지원해 안전한 AI 개발을 주문했고, 같은 해 연말에는 오픈 AI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히며 AI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가장 폐쇄적인 애플도 뒤늦게나마 2016년에 “AI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 일부 대기업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보다는 그 기술이나 사람을 빼 와서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그러면 시간 싸움에서 져요. 글로벌 기업들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초기에 투자하며 지켜보고 있다가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정당한 가치를 내고 인수·합병(M&A)해 바로 사업화합니다. 대기업의 본래 사업에 스타트업 기술을 접목해 시장을 선도하는 거죠.”

―우리나라는 AI 기술력이 미국의 75% 수준밖에 안 된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AI를 가지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가 있긴 있는 겁니까.

“분명히 있습니다. 가전제품은 우리나라가 꽉 잡고 있어요. 세계적 가전회사가 몇 개나 있지 않습니까. 요즘 AI가 가전에 다 들어오고 있어요. 그것보다 명확한 경쟁력이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반대로 거기에 AI를 제대로 안 붙이면 가전제품마저도 무너질 겁니다. 자동차도 자율 주행차 같은 AI 관련 연구·개발(R&D)을 서둘러야 합니다. 지금 자칫 잘못하면 10년 뒤에는 정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궁금증이 너무 앞선 탓일까. 무거운 질문만 쏟아내다 보니 이틀 전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장 교수에게 미안했다. 잠깐 숨이라도 돌릴 겸 AI 연구를 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그것도 당시 방법론 측면에서는 비주류였던 인간 신경망을 모사한 머신러닝 분야를 연구한 이유가 궁금했다.

“1980년대 중반 우연히 논문하고 책을 봤어요. 논문은 ‘연결주의 모델과 그 속성’(Connectionist Models and Their Properties)이란 것이었는데, ‘아니, 뇌를 닮은 컴퓨터가 있어?’ 하는 생각이 들었죠. 모르는 것을 접하면 막 빠지잖아요. 그래서 빠져들었습니다.”

그는 또 수학자 데이비드 럼멜하트의 ‘병렬분산처리’(Parallel distributed processing)라는 신경망 이론서도 신경망 기반 머신러닝 연구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됐다고 소개했다. 두 권짜리 책에는 당시 AI 관련 학자 여럿이 한 챕터씩 쓴 글이 담겨 있는데, 이들 모두 현재 글로벌 AI 리더가 됐단다.

―취미는 뭡니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위한 여가 생활 같은 게 있을 것 같습니다만….

“…. 글쎄요, 별로 없네요.”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는데, 가장 어려운 질문이 됐던 모양이다.

분위기가 어색했는지 그는 “책은 폭넓게 읽는 편입니다”라며 말을 이었다. “호기심이 커요. 음식을 먹어도 안 먹어본 것 좋아하고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추구합니다. 사실은 제가 별로 똘똘하지 않아서 AI를 한 것 같습니다. 사실 그때가 AI 침체기였는데, 제가 정말 똘똘했다면 AI 계속 안 했을 겁니다. 박사학위 받고 다른 거 했겠죠, 하하하.”

기자 개인적인 생각으론 AI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정말 내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냐’는 궁금증도 한몫하고 있는 것 같다.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은 ‘일자리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으로 향후 5년간 일자리 700만 개가 사라지고 200만 개가 새로 생길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맥킨지에 의뢰해 국내 총 2500만 명 일자리(414개 직종)를 대상으로 분석했더니 2030년 기준 국내 총 노동시간 중 최대 49.7%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AI는 과연 우리 사회에 이익입니까, 위험 요소입니까.

“제 생각에는 둘 다입니다. AI가 사람의 일을 앗아가는 게 금방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 그래요. 선진국이야 인건비가 비싸니까 좀 더 빠르게 진행되겠지만요. AI를 이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겁니다. 그걸 찾아내는 교육이 필요한 거고요.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으면 안 되고, 장기와 단기 플랜을 세워 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AI로 인한 영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가 있습니까.

“AI는 이제 막 물리 세계로 나오는 중입니다. AI는 차단된 세상에서는 무척 잘해요. 하지만 일상으로 나오면 아직 서툴죠. 이제 인큐베이터 안에서 똑똑해졌다가 디바이스화되고, 컴퓨터 안에 있던 게 몸을 갖고 밖으로 나오고 있는 거예요. 연구자들은 물론 스트롱 AI(사람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단계의 AI)를 목표로 연구하지만 그건 좀 먼 미래의 일입니다.”

―하지만 딥마인드가 ‘벽돌깨기’ 게임을 학습시킬 때 방법은 안 알려주고, 고득점을 얻어야 한다는 목표만 줬는데도 스스로 학습했다던데요. 그러면 스트롱 AI도 머지않은 것 아닙니까.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가학습이 가능하기에 계속 발전할 수 있어요. 하지만 한 가지 제약은 철학적인 면에서, 인지과학 관점에서 보면 정말 사람 흉내를 내려면 다양한 센서가 있어야 하고 공감 학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둑도 그렇고 게임은 여전히 디지털 월드예요. 정말 몸이 있어서 센싱할 수 있고, 느끼는 것은 오픈 월드입니다. 게임 세계 안에서는 스스로 학습하기에 무서운 것은 사실입니다. 시뮬레이션을 만들어놓고 계속 성능 향상을 하면 엄청나게 최적화되거든요. (스트롱 AI의 출현은) 아직은 먼 미래 얘기죠.”

AI는 미래부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지능정보사회 종합대책의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다.

미래부는 데이터 활용기술인 ‘ICBM’(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과 AI 기술을 융합해 인간의 고차원적인 정보 처리 능력을 구현하게 되는 사회, 이른바 ‘지능정보사회’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AI의 비중을 상당히 높게 평가한 셈이다.

장 교수는 “방향은 잘 잡았다”면서도 “하지만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정부에서 만들어진 미래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과학기술과 산업의 문제니 정치와 굳이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사실 이번 정부에서 추진했던 인공지능연구소도 정체돼 있다”며 “장기적으로 꾸준히 가는 정책이 항상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도 설립하신 게 있던데요.

“‘써로마인드 로보틱스’(Surromind Robotics)라는 회사를 2년 전 설립했습니다. 지금은 투자를 받고 있는 단계입니다.”

―조금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써로마인드의 목표는 사람이 하는 모든 행동, 마음, 생각을 센서로 읽어서 그 사람을 복제하고 예측해 서비스하는 퍼스널 로봇을 만드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웨어러블 센서도 있고 IoT도 나오면서 일상생활의 물리적 세계를 다 센싱할 수 있게 됐어요. ‘구글 글라스’를 쓰고 24시간 행동하면 무엇에 관심과 흥미가 있고 어떤 일정이 있는지 데이터를 쌓을 수 있죠. 센싱한 데이터를 입력해 나를 흉내 내는 로봇을 만들면 그게 내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겁니다. 감정을, 마음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AI가 감정을 읽는다는 게 흥미롭네요.

“행동 패턴을 분석하면 마음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데이터 기반 예측은 AI가 잘하는 겁니다. 이런 연구 과정에서 사업화 모델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장 교수는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처럼 AI용 운용체제(OS)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기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산업화하고 싶습니다. AI 연구는 그야말로 기초연구예요. 지금까지 30년 AI 연구하는 동안 정말 기초만 해왔거든요. 하지만 꽃을 피우는 것은 인더스트리입니다.”

장 교수가 AI OS 산업화를 강조하는 것은 그동안 기술이 학교에 있었지만, 논문을 쓰는 데에 멈추면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자책 때문이다. 그는 “젊어서는 연구에 빠져 있다가 산업화가 중요하다는 걸 늦게 깨달았다”면서 “기초 연구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그걸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화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긴다. 기술 중심의 AI로 해서 글로벌로 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에서 다시 로봇으로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1980년대만 해도 PC는 가전제품이 아니었죠. 하지만 일상에 스며든 지난 30∼40년 동안 세상을 바꿨습니다. 방구석에 있던 PC가 내 주머니에 들어있는 스마트폰이 됐죠. 하지만 케이스를 열어야 하고, 카메라 등 각종 앱을 켜야 하는 스마트폰은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나를 보고 있는 로봇으로 변화할 겁니다.”

장 교수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인공지능학회(AAAI)에 다녀왔던 일화를 소개했다.

장 교수는 “학회에 갔더니 중국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왔다”고 말했다. 그만큼 중국에 AI 전문 인력이 많이 늘었단 얘기다. 그는 “전문가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며 “융합 연구가 점점 중요해지는데 각 분야 전문가끼리의 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 융합을 통해 성과를 내기는 정말 어렵다고 했다.

조기 대통령 선거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선 주자들의 4차 산업혁명 공약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신뢰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개인이든 기술이든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는 것이 선진사회”라며 “스타트업의 가치, AI 관련 연구자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미국의 경우 연구 과제를 맡긴 뒤에는 터치하지 않고 맡겨둔다”면서 “성과를 평가할 뿐 어떤 간섭도 없다”고 했다. 그는 “AI 분야 인재 양성은 정말 중요한 문제인 만큼, 한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할 수 있도록 믿고 지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장석범 차장(경제산업부) bum@munhwa.com,
정리 =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mail 장석범 기자 / 썸랩 / 차장 장석범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장 교수는… ‘뇌인지 기반 머신러닝’ 등 31년째 연구
▶ AI업계 M&A 빅뱅… 2011년 2건 → 2016년 41건
[ 많이 본 기사 ]
▶ ‘중학생 제자와 性관계’ 40대 여교사, 고교생과도…
▶ 서울市공무원들 ‘부글’… “내부부터 추슬러야”
▶ ‘어떻게 내 아내와’···술자리서 성관계한 지인 폭행 살해
▶ 故김광석 부인 “6개월 뒤 딸 사망신고…알리고 싶지 않았..
▶ 여교사에 체험용 활 쏜 ‘갑질 교감’…교장 승진 예정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당정 “지하철 등 몰카 일제점검…불법촬영 영상 처벌강화”“변형 카메라 수입·판매 규제…영상물 삭제비용 가해자에 부과”“불법영상 유포..
mark리용호 “美가 北에 선전포고… 전세계가 기억해야”
mark中 ‘한반도 전쟁 대비론’ 제기… “비상계획 필요해”
여교사에 체험용 활 쏜 ‘갑질 교감’…교장 승진..
힐러리 발목잡은 ‘섹스팅’ 위너, 21개월 징역형..
故김광석 부인 “6개월 뒤 딸 사망신고…알리고..
line
special news 아이유 “새 앨범에서 ‘故 김광석 노래’ 뺍니다..
아이유, 10월로 출시 연기 “듣는 분들 불편할 것 같아…”“듣는 이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

line
서울市공무원들 ‘부글’… “내부부터 추슬러야”
‘중학생 제자와 性관계’ 40대 여교사, 고교생과..
하루 8번·이틀 190만원… 검사장 수상한 주유비..
photo_news
18년간 30명 이상 살해해 먹은 ‘식인 부부’ 체포
photo_news
“어차피 욕먹을거 데뷔”…탑과 대마초 피운 연습생 거침없..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17) 59장 기업가 - 10
illust
[인터넷 유머]
mark결혼식 하객 예절 2
mark결혼식 하객 예절
topnew_title
number “여성들, 집에서도 불안”… 당정 ‘몰카피해’..
‘어떻게 내 아내와’···술자리서 성관계한 지인..
“고대 남학생 B씨 불러달라” 학교건물 지붕..
靑회동에 한국당 불참·국민의당 긍정적…바..
‘이명박·최순실 재산환수단체’ 출범…여권發..
hot_photo
미스 터키 하루만에 ‘왕관’ 박탈…..
hot_photo
강용석, 故김광석 부인 서해순씨..
hot_photo
UFC ‘마에스트로’ 김동현, 고미에..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