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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24일(金)
朴대통령 ‘재판정 진술 불리’ 판단할땐 출석 안해도 돼
인용되면 靑퇴출·연금 박탈… 기각땐 대통령 업무복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이정미(왼쪽 다섯 번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헌법재판관들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기일을 진행하고 있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이 1월 31일 퇴임해 한 자리가 비어 있다. 뉴시스

최종변론 눈앞… 憲裁‘대통령 탄핵심판’절차·쟁점은

▲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라본 청와대에 안개비가 내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의결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 제출되자마자 9명의 헌법재판관은 당일 재판관회의를 열었다. 이어 세 차례 준비절차기일을 거쳐 1월 3일 첫 번째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헌재의 탄핵소추안 심리는 본격화됐다. 1월 31일 박한철 헌재소장이 퇴임해 전원재판부가 8명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헌재 안팎에서 헌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언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판관들은 22일까지 16차례 변론기일을 열었다. 27일 최종 변론기일을 마치면 재판관회의(평의)를 거쳐 3월 10~13일쯤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원수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어떤 결론을 내리든 한국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종 변론기일을 앞두고 헌재의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와 쟁점에 대해 알아봤다.

1 헌재로 오기까지

헌법 65조는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 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감사원장·감사위원 등에 대해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인 탄핵소추의 의결에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가 있어야 하고 국회 재적 의원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하지만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은 곧바로 소추위원을 맡게 될 법제사법위원장, 헌법재판소, 청와대에 소추의결서를 송달한다. 국회로부터 소추의결서를 접수하면 헌재는 곧바로 심리에 착수한다. 헌법재판소법 38조에 따라 180일 이내에 선고를 내려야 한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국회에서 의결되자마자 헌재에 제출됐다.

2 인용·기각 경우의 수

헌재법 23조에 따라 대통령 탄핵에 대한 결정에는 적어도 7명의 재판관이 필요하다. 이것이 헌재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3월 13일 이전에 탄핵 결정을 내리려는 주된 이유다. 3월 13일 이후에는 한 명의 재판관이 신병상 이유로 출석할 수 없을 경우 아예 심리 자체를 열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일반적인 사건은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이 내려지지만 법률의 위헌 결정, 탄핵 결정, 정당 해산 결정 등에는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이 퇴임해 8명의 재판관이 심리를 하고 있는 만큼 2명의 재판관이 탄핵소추안에 기각 결정을 내려도 탄핵은 인용된다. 3월 13일을 넘기면 7인 체제에서 심리가 이뤄져 2명의 재판관만 반대해도 탄핵안은 기각된다. 헌재법 53조는 피청구인이 결정 선고 전 해당 공직에서 파면됐을 경우 탄핵심판 자체를 기각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는 윗선이 없고 탄핵대상이 되면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대통령이 탄핵 선고 전 자진 사퇴할 경우 탄핵소추안 심리가 자동으로 멈추는지에 대해서는 법조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3 심판기간 중 대통령 지위

탄핵소추를 당한 자의 지위에 대해서는 헌법에 규정돼 있다. 헌법 65조는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 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된다’고 돼 있다. 국회법 134조, 헌재법 50조에도 같은 취지의 규정이 적시돼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가 청와대에 접수된 그 순간 권한행사가 정지됐다. 국회는 국회법 134조에 따라 지난해 12월 9일 탄핵안이 처리되자마자 헌재와 청와대에 소추의결서를 보냈다. 권한행사가 정지되는 것은 탄핵을 당한 피소추자가 부당한 권한행사를 하거나 스스로 사퇴해 탄핵소추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이다.

4 헌재의 증인신문 이유

탄핵심판은 일반적인 위헌법률 심판과 달리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헌재법 40조는 규정하고 있다. 단 같은 조항에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민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한다’는 문구도 있어 헌재는 ‘헌법재판’의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을 혼용해 재판을 진행해 왔다. 형사소송법 준용의 가장 큰 부분은 증거조사와 관련이 있다. 검사 역할을 하는 국회 측 탄핵심판 소추인이 내는 증거에 피고인 신분인 피청구인(이번의 경우는 박근혜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으면 관련자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일일이 엄격히 검증해야 한다. 탄핵심판 변론기일의 대부분이 증인에 대한 양측, 그리고 재판부의 직접 신문으로 이뤄진 배경이다. 이 경우 특히 피청구인 측이 증인을 무제한적으로 신청하거나 모든 증거에 대해 엄격한 검증을 요구하면 재판이 하염없이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헌재는 헌재법 40조 1항의 민사소송법 준용 조항과 형사소송법의 311~316조 예외 조항을 적절히 활용해 신속하면서도 공정한 재판을 진행하려 했다.

5 대통령 헌재 출석 여부

피청구인 즉 대통령 탄핵소추 심리에서는 박 대통령이 직접 헌재 재판정에 서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재판정에 서서 진술하는 게 유리한지 여부를 대통령 측이 판단하면 된다. 단 2004년 탄핵심판을 받았던 노무현 당시 대통령도 재판정에 서지는 않았다. 만약 피청구인인 대통령이 재판정에 나오지 않으면 대리인단이 대신 최후진술 등을 하게 된다. 앞서 지난 1월 3일 재판부는 박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자 9분 만에 1차 변론기일을 마쳤다.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하고 다시 정한 기일에도 불출석하면 그대로 심리할 수 있다는 헌재법 53조에 따라 이후 심리는 박 대통령의 출석 없이 계속 진행됐다. 박 대통령이 재판정에 설 경우 청구인인 국회 측과 재판관들의 질문을 받아야 한다는 게 헌재의 입장이다. 헌재법 49조는 ‘소추위원은 심판의 변론에서 피청구인을 신문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헌재 심판규칙 63조 ‘모든 증거조사가 끝나면 소추위원은 탄핵소추에 관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재판장은 피청구인에게도 최후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조항에 근거, 최후변론 성격의 발언을 한 뒤엔 질문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6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는 32일간 7차례 변론 끝에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에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뒤 기각 결정이 내려지기까지는 63일이 소요됐다. 2004년 3월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노 대통령이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뒤 9일 만인 3월 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곧바로 노 대통령의 권한은 정지됐다. 이어 3월 18일 헌재는 1차 재판관회의를 열어 1차 변론기일을 30일로 확정했다. 당시에는 준비절차기일을 별도로 잡지 않았다. 3월 30일 1차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4월 30일 7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심리가 마무리됐고, 2주간 평의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도 최종 변론기일 2주 뒤 선고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근거다. 그해 5월 14일 헌재는 탄핵소추안을 기각했고, 노 대통령은 곧바로 직무에 복귀했다.

7 선고 뒤 대통령의 지위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재직 시 월급의 70% 정도를 연금으로 받는다. 경호 지원은 물론, 비서관 3명, 운전기사 3명을 둘 수 있고 이들의 급여는 국가에서 지급한다. 사무실과 통신, 본인 및 가족의 치료 지원, 기타 필요한 예우 등도 세금으로 지원받는다. 하지만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박 대통령은 즉시 청와대에서 나와야 하며 연금이 박탈되는 등 전직 대통령이 받을 수 있는 예우의 대부분을 받지 못한다. 같은 법률 6조와 7조에 따라 경호 및 경비(警備)의 예우만 받을 수 있다. 거꾸로 기각되면 박 대통령은 즉시 직무정지 상태에서 벗어나 대통령직에 복귀하는 것은 물론, 퇴임 이후 법이 정한 예우를 모두 받는 자격이 생긴다.

8 차기 대선 일정 변화

대통령 탄핵안이 헌재에서 기각되면 박 대통령은 예정대로 내년 2월 하순까지 임기를 채우게 된다. 당연히 차기 대통령 선거도 공직선거법 34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 임기 만료일 전 70일 이후 첫째 수요일, 즉 올해 12월 20일에 치러지게 된다. 탄핵안이 인용되는 경우에는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공직선거법 35조는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선거 또는 재선거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60일 이내에 실시하되’라고 명시함으로써 탄핵 인용 결정 2개월 이내에 조기 대선을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탄핵안 결정이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3월 13일에 나온다면 차기 대선은 그로부터 60일 이전, 즉 5월 12일 내에 치러져야 한다. 대통령 선거일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정치권에선 5월 초, 특히 5월 둘째 주를 가장 유력한 시점으로 꼽고 있다.

9 美의 탄핵사례

헌재가 없는 미국에서는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발의 및 가결한 후 상원의 최종 표결을 통해 결정하는 절차를 거쳐 대통령 탄핵이 이뤄진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유일하게 리처드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실상 탄핵을 당했다. 이 사건은 1972년 그의 재선을 기획하던 비밀공작반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본부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돼 체포된 사건이다. 당초 닉슨 대통령은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결국 이 사건으로 닉슨 행정부의 선거 방해 행위와 불법 정치자금 등이 드러났다. 미 하원 법사위가 1974년 7월 닉슨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고 본회의 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그는 그해 8월 스스로 사임했다. 이후 부통령으로 있다 승계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그의 혐의를 모두 사면해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었다. 반면 그를 사면한 포드 대통령은 여론의 반발로 인해 재선에 실패했다.

10 다른 나라의 탄핵 절차

브라질에서는 하원 정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이를 받은 상원의 탄핵심판에서도 정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대통령 탄핵이 이뤄진다. 상원에서는 최대 180일에 걸쳐 연방대법원장 주재로 탄핵심판 및 표결이 진행되며, 상원의 탄핵절차가 시작됨과 동시에 대통령의 직무수행이 정지되고 부통령이 권한대행을 맡는다. 재정적자를 은폐하기 위해 정부 회계 조작 문제를 일으켰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탄핵 절차가 2016년 8월 말 최종 마무리되기도 했다. 또 브라질에서는 대통령이 정치적 논란이 아닌 부패·비리 같은 형사범죄를 일으켰을 경우 하원의 탄핵안 가결 후 대법원에서 탄핵 절차가 이뤄질 수도 있다. 파라과이는 하원과 상원의 탄핵안 표결로만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비교적 간소한 탄핵 절차를 취하고 있다. 2012년 6월 15일 경찰과 농민의 유혈충돌로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탄핵안이 발의된 페르난도 루고 당시 대통령의 경우 같은 달 21일 하원 탄핵안 가결 및 22일 상원 가결 등 정치적 논란 발생과 탄핵 확정이 불과 1주일 만에 이뤄졌다.

민병기·김만용·박준희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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