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카페>美서 인기 ‘아메리칸 걸’ 한국계 인형 새로 출시 높아진 韓 위상 보여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여자아이들이 인형을 가지고 노는 일은 쉽게 볼 수 있다. 미국 여자아이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인형 중 하나가 ‘아메리칸 걸’이다. 3년 전 연수 차 미국에 머물 당시 한 장난감 가게에서 본 아메리칸 걸 인형은 인종의 용광로로 불리는 미국을 상징하듯 많은 종류를 갖추고 있었다. 가게에서 여자아이들이 자신과 피부색과 머리카락 색 등이 닮은 인형을 찾아내서 들고 다니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했다. 아메리칸 걸 인형의 가격은 115달러, 우리 돈으로 13만 원을 넘어서는 고가의 인형이다.

최근 허핑턴포스트는 미국 여자아이들 사이에 유명한 아메리칸 걸 인형에 한국계 미국인 인형이 새롭게 출시된다고 보도했다. 새로 등장한 한국계 미국인 인형은 살구색 피부에 검은색 머리, 검은색 눈동자라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이 인형의 이름은 ‘지 양(Z Yang·사진)’으로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을 가진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지 양 캐릭터는 지난 2015년에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지만, 실제 제작 판매는 올해 봄부터 시작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 양은 아메리칸 걸 측이 두 번째로 만든 아시아계 인형이다. 2007년에 나온 중국계 미국인인 ‘아이비 링(Ivy Ling)’이 첫 번째 아시아계 인형인데 2014년부터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판매되는 아시아계 인형은 지 양이 유일하게 된 것이다. 철저하게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미국 사회에서 한 기업이 한국계 인형 판매를 결정했다는 것은 머나먼 이국에서 터전을 쌓아온 한국 교민, 식민통치와 전쟁을 딛고 일어난 한국인들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민에 대한 국제적 시각이 호의적이 돼가고 있는데 한국 지도자들은 이를 깎아 먹지 못해서 안달이다. 여전한 정경 유착에 세계적인 대기업 총수가 구속되고, 이 사건에 얽혀 탄핵심판을 받는 대통령 측은 판결을 늦추려 온갖 꼼수를 쓰고 있다. “명성을 쌓는데 20년이란 세월이 걸리지만, 명성을 무너뜨리는 데 5분도 걸리지 않는다”는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의 말이 떠올라 한숨만 나온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