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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24일(金)
腦 특정세포 활동성 떨어뜨려 ‘기억 골라 지우는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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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주인공 조엘(짐 캐리)이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즐릿)과의 아픈 사랑의 기억을 잊기 위해 기억을 지우는 기계를 이용하고 있다. 영화 캡처
加토론토대 연구팀 논문 발표

쥐의 뇌 일부 비활성화했더니
전기충격 후에도 평온한 반응

다른 기억에는 아무 영향 없이
PTSD 등 치료에 활용 가능성
실제 적용땐 윤리적 논란 일듯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지우던 남녀의 이야기가 머지않아 현실에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대의 시나 조슬린 신경과학 박사는 트라우마가 된 특정 기억만을 뇌에서 지울 수 있는 원칙을 입증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18일 조슬린 박사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차 총회에 참석해 실험 쥐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공포 기억 생성과 회상에 영향을 주는 엔그램 간의 경쟁(Competition between engrams influences fear memory formation and recall)’이란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한 조슬린 박사는 연구진이 뇌 안의 특정 세포에 특정 기억들이 저장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 세포들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감소시키면 마치 기억을 지운 것처럼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셸 공드리가 감독한 영화 이터널 션샤인(원제,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에서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즐릿)에 대한 아픈 사랑의 기억을 지우려는 조엘(짐 캐리)의 노력이 실제로도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전기 충격과 함께 특정 소리를 경험한 쥐들이 해당 과정을 거친 후에도 소리에 반응하는지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기억이 저장된 뇌의 특정 부분을 비활성화하는 과정을 거친 후엔 실험쥐들이 전기충격에 동반됐던 소리를 들어도 평온하게 반응했다. 조슬린 박사는 “우리가 기억을 켜고 끌 수 있게 된 셈”이라며 “문제가 되는 기억이 있다면 신체 전체나 뇌 전체를 겨냥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즉 특정 기억을 생성하는 신경세포만을 제거하면, 다른 기억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고도 해당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가 인간에게 적용된다면 거센 윤리적 논란이 예상되는 만큼, 조슬린 박사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번 발견은 언젠간 사람에게서도 트라우마를 지워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치료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면서 이 기술이 PTSD를 앓고 있는 퇴역 군인 등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처럼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 등 일상의 좋지 않았던 기억들을 지우는 데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모두 실수로부터 배운다”며 “만일 우리가 실수한 기억을 모두 지운다면 무엇으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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