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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28일(火)
(1073) 52장 새질서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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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一觸卽發)의 전시 직전 상황이었으나 한랜드 경기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일본 관광객이 끊겼지만 유럽과 동남아 관광객 비중이 늘어났다. 김광도는 한시티 남쪽 200㎞ 지점의 대전(大田)시로 내려와 있다. 한랜드의 도시명은 모두 한국에서 따왔기에 거리 이름도 머리를 짜낼 필요가 없다. 김광도는 대전시 서쪽 유성의 제14번 룸시티에서 TV를 보고 있다. 오후 10시 반, TV 뉴스 해설자의 열띤 목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조금 전, 푸틴 대통령이 미국 크램프 대통령과 합의한 조정안을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통보했습니다. 그것은 대마도 하도(下島)를 미·러·중·일 4개국 군(軍)이 주둔하는 중립지역으로 선포하고 상도(上島)는 대한민국 측에 반환한다는 내용입니다.”

한국방송의 뉴스 해설자가 어깨를 부풀리며 말을 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1년간 대마도 하도까지의 완전 반환 및 간토(關東)와 난징(南京)대학살에 대한 배상금 합의를 한다는 조건입니다.”

그때 해설자 옆에 앉은 앵커가 물었다.

“일본이 받아들일까요?”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듯이 해설자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군이 대마도를 수복할 테니까요. 앞으로 18시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앵커는 입을 다물었다. 지금까지 수백 번에 걸쳐 대마도 수복전(戰) 시나리오를 설명한 터라 지친 표정이다. 이제는 초등학교 아이들까지 외우고 있을 정도다. 백전백승이다. 리모컨으로 음소거를 한 김광도가 옆에 앉은 기획실장 고영일을 보았다.

“아베가 잘못 생각한 것일까?”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고영일이 바로 대답했다.

“아베가 어떤 방법을 내놓았든 간에 대세를 만회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김광도는 잠자코 시선만 주었다. 김광도식 관리 기술이다. 사주 앞에서 마음껏 발언하도록 만든다. 대국(大局)을 흩트리지 않는 한 고집을 부리지 않는다. 모두 서동수한테서 배운 것이다. 다시 고영일의 말이 이어졌다.

“동북아에서 아시아 대륙으로, 이어 세계의 새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아베는 그 새 질서에 어쩔 수 없이 밀려나게 된 것입니다.”

“그것을 아베는 알까?”

“당연히 알겠지요.”

“중국은?”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중국의 대처 방식은 일본보다 빠르고 유연했습니다.”

그렇다. 한랜드와 대한민국의 연결에 대응한 중국 측의 동북 3성 개방이 그 예다. 지금 한랜드와 동북 3성은 함께 시너지를 받아 동반 성장을 하고 있다. 중국의 22개 성(省) 중 가장 낙후됐던 동북 3성이 지금은 성장 속도가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김광도의 시선을 받은 고영일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중국은 새 질서를 재빠르게 받아들인 셈입니다, 회장님.”

“하지만 그다음은 알 수 없지.”

김광도가 말을 맺었다. 기업이나 국가가 갑자기 흥하거나 망하지 않는다. 그 바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요소가 쌓여 있는 것이다. 그것을 이제 김광도도 안다. 서동수를 한랜드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자신의 족적을 돌이켜보면 그 증거가 될 것이다. 어깨를 부풀린 김광도가 고영일에게 말했다.

“자, 축하주를 한잔 마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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