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2017 KBL 유스 엘리트 캠프에서 김현중 스킬 트레이너가 드리블 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KBL 제공
KBL 유스 엘리트 캠프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강원 속초시 노학동에 있는 속초실내체육관에서 4박 5일간 2017 KBL 유스 엘리트 캠프를 개최했다. 한국중고농구연맹이 추천한 중등부 40명, 고등부 40명 등 총 80명이 캠프에 초청됐다. 신민석, 이정현(이상 군산고), 서정현(경복고), 하윤기, 이현중(이상 삼일상고) 등 18세 이하(U-18) 청소년대표팀 소속 유망주들이 대거 한곳에 모였다. ‘한국 농구의 내일’을 이끌어갈 기대주를 조련한 코치진은 화려했다. 허재 국가대표팀 감독이 캠프장을 맡고 김상식, 김대의, 오성식, 백인선, 김현중 등 프로농구 스타 출신들이 꿈나무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중등부 캠프는 20일부터 22일 오전까지 진행됐고, 고등부는 22일 오후부터 24일까지 열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17 KBL 유스 엘리트 캠프에서 무룡고 백지웅이 왼손에 작은 공을 든 채 오른손으로 드리블을 연습하고 있다.
올해 유스 엘리트 캠프엔 최근 유행하는 ‘스킬 트레이닝’이 도입됐다. 스킬 트레이닝은 팀 전술 외에 개인적인 기술 향상을 도모하는 훈련으로,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중시되고 있다.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카이리 어빙(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등 NBA 최정상급 스타들은 비시즌 동안 개인 코치를 고용, 스킬 트레이닝에 몰두한다.
특히 국내에선 아마, 프로 모두 팀 훈련의 비중이 크다. 조직력, 전술전략 위주로 팀 훈련이 진행되기 때문. 그래서 일부 프로 선수 사이에선 스킬 트레이닝을 통해 개인적인 장점을 더욱 끌어올리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과외’가 유행하고 있다. 각 팀의 간판인 김선형(SK), 김종규, 조성민(이상 LG), 이정현(KGC인삼공사), 박찬희(전자랜드) 등이 스킬 트레이닝을 애용하고 있다.
유스 엘리트 캠프에서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한 건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김영기 KBL 총재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끊임없는 개인 훈련으로 자신을 단련시켰다”며 “기본기, 개인기는 훌륭한 선수가 되는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번 캠프는 중·고교 선수들이 지금까지 배우지 못했던 개인기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유스 엘리트 캠프 스킬 트레이닝은 독특했다. 왼손으로 무게 2∼3㎏의 작은 공 메드볼을 쥐고 오른손으로 농구공을 튀기는 게 좋은 예. 한 손으로 공을 안정감 있게 다루기 위한 훈련이다. 메드볼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가 한 손으로 다시 잡으면서 다른 손으론 농구공을 가랑이 사이로 튀기는 고난도 동작 등 5∼6가지 변형된 드리블 기술을 익혔으며, 드리블한 뒤 슛하는 연결 동작까지 터득했다. 자세를 낮추고, 빠르되 정확하게 공을 컨트롤하면서 비지땀을 흘렸다. 처음에는 따라 하기 힘들어했지만 반복 교육을 통해 익숙해졌다. 단체, 즉 조직력 위주에서 벗어나 개인기를 연마할 수 있었기에 집중도는 무척 높았다. 드리블은 물론 스텝과 피벗 등에 대한 교정도 이뤄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17 KBL 유스 엘리트 캠프 중등부 연습경기에서 삼일중 여준석(200㎝)이 덩크슛을 시도하고 있다.
이어 파트별 클리닉이 진행됐다. 고등부 40명을 포지션별로 나눠 가드진은 김현중 코치, 포워드는 김대의, 센터는 백인선 코치가 지도를 맡았다. 파트별 클리닉에서 담당 코치들은 스킬 트레이닝 응용력을 전수했다. 예를 들어 가드에겐 드리블한 뒤 슈팅하거나 골 밑에 포진한 빅맨에게 패스하는 요령을 지도했다. 2 대 2 플레이 등의 전술훈련도 함께 이뤄졌다.
5 대 5, 즉 연습경기는 실전처럼 치열했다. 특히 각종 대회에서 맞부닥쳤던 소속팀의 간판들이기에 자존심 싸움이 치열했다. 거친 몸싸움이 연출됐고,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은 목청을 돋워 가며 응원전을 펼쳤다. 코치진은 연습경기에서도 드리블과 돌파를 강조했고, 유망주들은 캠프에서 익힌 기술을 마음껏 발휘했다.
물론 학생들이기에 정신력도 강조했다.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거나, 백코트가 늦을 때는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졌다. 몽골 출신으로 지난달 일반귀화 필기시험에 합격한 히시게 벌드수흐(마산고)는 “조금이라도 안일하다 싶으면 꾸중을 들었다”며 “힘들었지만 재미있었고, 개인적인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에는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 과장(부장검사)이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부정 방지 교육을 실시했다. 어렸을 때부터 승부조작, 불법 스포츠도박의 폐해를 바로 알아야 대학에 진학하고 프로에 데뷔하더라도 유혹에 빠져들지 않을 것이란 게 KBL의 설명. 또 2명의 전문 트레이너가 유망주들의 체력관리를 담당했다. 이번 캠프에서 고등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하윤기는 “우상이었던 허재 국가대표팀 감독, 그리고 다양한 지도자들로부터 지도를 받으면서 짧지만 큰 교훈을 얻었다”며 “스킬 트레이닝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드리블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속초=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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