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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28일(火)
국산 삼겹살 먹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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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용 논설위원

확산세를 보이던 구제역이 지난 13일 충북 보은 한우 농장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뒤 보름이 지났지만 추가 발생은 아직 없다. 소농가는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내에 사육되고 있는 1000여 만 마리 돼지는 여전히 벌벌 떨고 있다. 방역 당국도 긴장의 끈을 더 바짝 죄고 있다. 소 구제역이 돼지 구제역으로 확산되면 축산 농가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의 가축병 흑역사를 보면 돼지는 ‘구제역의 화약고’다. ‘최악의 구제역 재앙’ 오명이 붙은 2010∼2011년 살처분 총 가축 수는 소가 16만 마리, 돼지가 336만 마리다. 돼지가 소보다 20배 이상 많다. 피해액만도 3조 원이다. 구제역이 왔다 하면 돼지 농가가 초토화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돼지는 사육 기간이 짧아 자주 출하하는 특성이 있다. 그만큼 운반 차량이 농장을 드나드는 빈도가 높아 바이러스 전염성이 강하다. 한번 발생하면 순식간에 돼지 농가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계열화 체제로 운영되는 농장이 많은 점도 주원인이다. 여기에 ‘물 백신’ 논란에 ‘엉터리 백신 접종 관리’ 문제까지 터졌으니 양돈 농가의 마음이 편할 리 만무하다.

우리 축산농가는 그 규모가 전체 농업의 40%가량을 차지할 만큼 농촌 경제의 주축이다. 지난해 돈육 생산액은 6조8000억 원으로, 50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 민족의 주식 쌀을 제치고 단일 품목 생산액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양돈 농가는 국가 경제에 한몫한다는 자부심은커녕 언제 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늘 시달린다. 가축병 상시 발생에 ‘김영란법’으로 축산물 소비가 크게 위축된 데다 FTA에 따른 시장 개방으로 수입육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사흘 뒤인 3월 3일은 ‘삼겹살 데이’다. ‘3’자가 겹쳐 ‘삼겹’인 날이니 삼겹살을 많이 먹자는 의미다. ‘삼삼 데이’라고도 불린다. 이날은 지난 2003년 당시 한 해 걸러 구제역이 돌면서 양돈 농가들이 큰 피해를 보자 파주축협·파주시가 돼지고기 소비를 늘려 보자는 취지에서 지정한 날이다. 나라 꼴이 엉망인 요즘 스트레스도 풀 겸 이번 3월 3일엔 회사 동료, 친구, 가족과 함께 ‘국민 먹거리’인 국산 삼겹살이나 실컷 먹어보면 어떨까. 물론 소주 한잔 곁들이면 더더욱 좋고. 살이 찌는 게 좀 그렇지만 그게 애국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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